사)대한청소년육성회우정자 이사장
사)대한청소년육성회우정자 이사장

 봄을 상징하는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로 새로운 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예로부터 입춘 절기가 되면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를 한다. 아낙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 해 농사에 대비했다.

 소를 보살피고 재거름을 부지런히 재워두고 뽕나무 밭에는 오줌을 주고 겨우내 묵었던 뒷간을 펴서 인분으로 두엄을 만들기도 한다.

 일 년 농사의 시작이 이제부터이기 때문에 바야흐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또 이날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 시킨다 하여 반겼고 입춘 때 받아둔 물을 부부가 마시고 동침하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소중히 여겼다.

 그러나 입춘한파니 입춘 추위 김장독 깬다고 간혹 매서운 추위가 몰려와 봄을 시샘하기도 한다. 이날 여러가지 민속 행사가 행해지는데 대표적인 것은 좋은 뜻의 글귀를 써 대문, 기둥, 대들보 등에 붙이는 일이다. 이것을 입춘첩이라 하여 입춘축 또는 춘축이라고도 한다.

 널리 쓰이는 입춘 축문으로는 입춘대길, 건양다경, 국태민안, 개문만복래, 자손만세영 등 여러가지가 있다.

 궁중에서는 내전기둥과 난간에다 문신들이 지은 연상시 가운데 좋은 것을 뽑아 써 붙였는데 이를 춘첩자라고 불렀다.

 제주도에서는 입춘일에 큰굿을 하는데 입춘굿이라고 한다. 입춘굿은 무당의 우두머리였던 수신방이 맡아서 하며 많은 사람들이 굿을 구경하였다. 

 이때에 농악대를 앞세우고 가가호호 방문하여 걸립을 하고 상주, 옥황상제, 토신 오방신을 제사하는 의식이 있었다.

 예전에는 농가에서 이날 보리 뿌리를 뽑아 보고 그 뿌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보리 뿌리점을 쳤다.

 여주인이 소복을 하고 땅의 신에게 삼배를 올리고 보리 뿌리를 뽑아 세 가닥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다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금년은 갑진년 청룡의 해다. 한 해의 무사태평과 농사의 풍년을 기도하며 봄을 알리는 어느 계곡의 눈 덮인 얼음장 밑으로 졸졸졸 흐르는 전령 소리가 봄을 기다리는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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