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사이버대학교 군경상담학과 김원호 교수
세종사이버대학교 군경상담학과 김원호 교수

최인호 장편소설 『상도』는 드라마로 방영돼 시청자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내용 중 상즉인, 즉 사람이 곧 장사라는 내용 있는데, 주인공 “임상옥에게는 평생 지켜나간 법도 중의 하나로, 장사는 곧 사람이며 사람이 곧 장사라는 사실을 평생을 통해 소중히 여기고 반드시 지켜야 할 법이었다. 다시 말해, 하늘 아래 인간은 돈에 의해서 살 수 없으며, 또한 돈에 의해서 팔 수도 없으며, 돈에 의해서 지배받거나 돈에 의해서 복종할 수도 없는 단 하나의 존재라는 것이다. 또한, 임상옥은 작은 장사는 이문을 남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큰 장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임상옥이 대인관계 능력이 뛰어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임상옥은 백지어음에 적어야 할 액수 대신에 단심(丹心)을 적었다.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없다는 그의 가치는 ‘액수’가 아닌 ‘단심’을 적음으로써 명백히 나타난다.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은 상인으로서 항상 목표를 가지고 임상옥을 ‘상도’의 자리로 나아가게 했을 것이다.
같은 동에 사는 한 주부가 겪은 일이다. 이 주부는 집 동네에서 할인판매 중인 10kg 쌀을 두 포대를 샀다. 원래 자주 먹던 쌀이 있었는데, 마침 할인판매를 하고 배달까지 해준다는 쌀집 주인의 말에 쌀을 구매했다. 구매한 상표의 쌀로 밥을 지어 먹어 보니, 이전에 먹던 쌀에 비해 윤기가 덜하고, 밥맛이 떨어져 가게에 전화를 걸어 다른 쌀로 교환해 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가게 주인아주머니가 교환해 줄 수 있다고 말해 남은 쌀 한 포대를 가지고 교환하려고 갔다. 그런데, 돌발상황이 일어나 가게 주인인 남자가 교환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 손님에게 안되는 이유와 다른 대안 방법을 제시하고 설득을 해야 했는데, 가게 주인은 심한 쌍스러운 욕? 을 이 주부에게 했다. 참다못한 주부는 이에 대응해 남자 가게 주인을 향해, “못돼먹었다”라는 말로 응수했다. 가게 주인은 화를 내며, 쌀과 함께 이 주부를 떠밀며 나가라고 밖으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 쌀 포대는 찢어져 쌀은 문 앞 입구에 쏟아졌다. 이 주부는 수모를 당하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주부 남편이 가게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아보았다. 대화는 항상 자신의 견해만 전하기 때문이다. 가게 주인과 이 주부의 말은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 주부는 가게 주인이 욕을 먼저 했다 하고, 가게 주인은 주부가 먼저 욕을 했다고 한다. 주부가 다시 전화를 걸어 상대방이 먼저 욕을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주인은 미안하다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그 후 공식적인 사과도 없다. 그래도 소상공인에게 지켜야 할 상도가 있는 데 말이다.
장사, 특히 동네 장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좋은 소문과 함께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그 가게 사장은 고객 한 명에 대한 신뢰상실로 많은 걸 잃을 수 있다. 이문은 남겼을지 모르지만, 고객을 잃었다. 이 주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 그 가게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할 수 있다. 고객은 잃을 게 없다. 쌀은 어디서든지 살 수 있다. 그 가게는 안 가면 된다. 그러나 그 가게는 불친절한 소문에 지금까지 쌓아왔던 평판과 신뢰가 무너진다. 그런데도, 친절과 신뢰로 ‘사람을 남기는’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이 주변에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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