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가끔 대화중에 ‘지금 당신이 하는 그 말 틀렸어요?’ 듣고 있던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도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 
말에도 품격이 있다. 말 함부로 해선 교양 없는 사람이 된다. 뿐만 아니라 화나게 하는 꼴이 된다. 더 나아가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칭찬을 한답시고 가시 돋친 칭찬을 해서도, 가면을 쓴 칭찬을 해서도 안 된다. 좋은 말이라도 말하는 방법에 따라 듣는 사람에게 악의가 되기도 한다. 
1986년 9원 1일이 외제 담배 수입개방을 한 날이었다. 수입개방 이전까지는 외제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위법부당한 행위로 처벌을 받았다. 
그날 아침 사무실에서 신문에 보도된 외제담배 수입개방 기사를 읽고 차제에 담배를 끊겠다는 다짐을 하고 피우던 담배 갑에 1986년 9월 1일 금연이라 써 붙여 봉하고 종일 담배를 피우지 않고 참았다.
오후 퇴근을 하고 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였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에 참을 수가 없어 집 앞 골목입구에 있는 약국으로 갔다. 약사에게 담배를 끊어야겠는데 담배 끊을 때 먹는 약이 있으면 주세요? 했더니 그런 약은 없고 담배를 끊겠다는 사람이 은단을 사 간다라고 하며 은단을 드릴까요? 
그 말을 듣고 그럼 은단 한 갑 주세요, 그래서 은단을 사 들고 약국을 나오려는 순간 약사가 혼자 말로 은단 같은 것에 의존 담배 끊을 생각이면 차라리 담배를 피우시지.
약사가 한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나빴다. 그 말을 듣고 손에 들고 있던 은단을 약국 가게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나 또한 혼자말로 쭝얼쭝얼 욕을 하고 약국을 나와 정처 없이 동네를 걷다 집으로 갔다. 
시간이 지나고 화도 누그러져 생각해 보니 그 약사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옳은 말이었다. 담배를 끊겠다는 생각이면 의지로 끊어야지 은단 같은 것에 의존 끊겠다는 것은 무엇인가 잘 못된 생각이었다. 약사가 한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지극히 옳은 말이었다. 다만 그렇게 말을 하려면 은단을 팔지 말았어야 한다. 은단은 팔아 놓고 그 말을 하는 것이 잘 못 됐다. 결국 약사가 때와 장소를 기리지 않고 말을 한 게 잘 못 됐다.
제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말을 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분위기에 적절하고, 말하는 태도, 해서는 안 되는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똑같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 말하는 태도에 주의를 해야 한다. 자칫 똑같은 말을 하고도 칭찬받을 수도 미친놈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똑같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먹고 살기 어려운 사람에게 없는 사람 돕는 일에 동참하라고 권하는 것은 잘 못된 말이 되기도 더 나아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이 된다. 
그래서 말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늘 주위 깊게 생각하고 해야 한다. 똑같은 말도 때와 장소를 철저히 가려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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