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기자 /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특검에 피의자로 출석한 뒤 재계의 다음 타깃은 SK와 롯데그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와 롯데그룹은 모두 미르·K스포츠재단에 상당액수의 자금을 출연했고 박근혜 정부로부터 대가를 받은 정황이 비교적 뚜렷한 기업들이다.
 

앞서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을 통해 “뇌물죄에 대한 수사에서 삼성만을 특별히 염두하고 있지 않다”며 “특검법2조에 명시된 수사대상을 보면 삼성 등 대기업이라고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특검보는 “검찰이 SK그룹을 대상으로도 뇌물죄 관련 혐의를 수사를 벌이다 중단한 부분도 수사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SK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의 자금을 출연했다. SK그룹은 거액의 자금을 두 재단에 출연하고 그 대가로 최태원(57) 회장이 사면 받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두 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을 전후해 지난 2015년 8·15 사면으로 출소한 최 회장은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하기도 했다. 
 

특히 특검은 지난 2015년 8월10일 복역 중이던 최 회장과 김영태 당시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이 접견하면서 주고받은 대화의 녹취록을 확보했다. 이 녹취에는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숙제가 있다’는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왕회장’은 박 대통령, ‘귀국’은 사면을 의미하는 은어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해당 녹취를 확보한 것은 맞지만 우리는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이 해당 녹취록을 입수해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은 이미 SK관련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이 됐고 특히 최 회장의 사면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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