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쥐’로 칸에 갔을 때는 22살 때였는데 너무 어렸어요. 그래서 칸영화제가 그렇게 크고 대단한 곳인 줄 모르고 자주 갈 수 있는 데인 줄 알았죠.”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된 김옥빈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칸 초청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옥빈이 칸에 초청받은 것은 영화 ‘박쥐’ 이후 8년 만이다.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의 액션영화다. 김옥빈이 킬러 ‘숙희’ 역을 맡았고 신하균이 숙희를 킬러로 길러낸 남자 ‘중상’ 역을 맡았다.
 

김옥빈은 “(칸에 다시 가기까지)이렇게 오래 될 줄 몰랐다”며 “이번에 칸에 가면 잠을 자지 않아야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병길 감독은 “처음에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서 꿈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 촬영 도중 다리 골절 부상을 입은 신하균은 칸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다. “전 못가요”라며 아쉬움도 표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깝지만 기쁜 소식이고 우리 영화가 전 세계에 소개된다는 게 기쁘다”고 반색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김서형이 숙희에게 임무를 내리는 국가 비밀조직의 간부 ‘권숙’ 역으로 나와 처음으로 액션연기를 선보인다. “처음이긴 하지만 항상 (액션연기에 대한)희망을 갖고 있었어요. ‘내가 누아르인데 왜 안 불러줄까’ 하고요. 호호”
 

강도 높은 액션영화였던 만큼 영화의 주축인 김옥빈은 촬영 과정에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는 합기도·태권도 유단자인데도 “영화용 액션과 실제로 배우는 무예는 달라서 처음부터 기초를 닦아야 했다”며 “기초를 닦는 시간이 3개월 걸렸다”고 했다.
 

“처음 오토바이 타는 법을 배우러 간 날에는 무술감독님이 높은 속도에서 정지하는 법, 좌·우측으로 안전하게 착지하는 법 등을 알려주셨죠. 그걸 보면서 ‘앞으로 나에게 뭘 시키려고 하는 거지?’ 하는 불안감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김옥빈은 액션영화에 대한 애정 역시 고스란히 드러냈다. “촬영하다보니 스태프들이 물어보더라고요, ‘옥빈누나 액션영화 다시 할 거냐’고 해서 ‘아니, 이번이 은퇴작이야’라고 했는데 일주일 지나니 다시 액션이 너무 하고 싶은 거예요.”
 

여배우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이번 영화에 임했다는 점도 털어놨다. “이걸 제가 잘 소화해야만 다음에 더 많은 캐릭터를 여성으로 만들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 감독은 이번 영화의 액션신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오토바이 액션을 통해 새로운 걸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잡아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일반 카메라보다 소형 카메라로 불가능한 시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악녀’는 다음달 초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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