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47위의 옐레나 오스타펜코(20·라트비아)가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오스타펜코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시모나 할렙(26·루마니아)을 2대1(4대6, 6대4, 6대3)로 꺾고 역전 우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시드를 받지 못한 무명의 오스타펜코는 경기를 거듭할 때마다 돌풍을 일으키더니 그 끝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프로선수 출전이 허용된 지난 1968년 이후 시드를 받지 못한 선수로는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선 오스타펜코다. 결승 진출만으로도 프랑스오픈 역사를 새로 쓴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랭킹 1위를 노리는 할렙 마저 꺾고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 오스타펜코를 주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 2014년 9월 프로에 데뷔해 준우승만 3차례 했을 뿐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도 올해 호주오픈 3회전에 오른 것이 개인 최고 성적일 정도로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8강전에서 세계랭킹 12위 캐롤라인 보즈니아키(26·덴마크)를 제압하며 돌풍의 서막을 알렸다. 준결승전에서는 랭킹 31위 티메아 바진스키(28·스위스)를 꺾고 결승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결승전 상대는 그랜드슬램 대회 첫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에 도전하는 할렙이었다. 할렙은 준결승에서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5·체코·세계랭킹 3위)를 꺾고 결승에 올라 기세가 대단했다.

전문가들은 경험이 풍부한 할렙의 우세를 예상했다. 그랜드슬램 첫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동기 부여까지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오스타펜코는 젊은 패기와 체력을 앞세워 할렙을 몰아 붙였다.

세트스코어 1대1로 균형을 이룬 뒤 3세트에서는 코트 구석구석을 노리며 할렙의 혼을 빼놓는 공격으로 승기를 잡았다. 결국 6대3으로 승리하며 생애 첫 우승을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지난 2014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에 그쳤던 할렙은 또 한 번 정상 등극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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