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 판도 바뀌고 있어
오디션 프로, 판도 바뀌고 있어
  • 편집국
  • 승인 2017.06.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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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서 집단으로 변화… ‘인간 승리’ 식상


TV 오디션 프로그램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부진으로 올 한해 쉬어가는 엠넷 ‘슈퍼스타K’, 올해 시리즈를 종영한 SBS TV ‘K팝 스타’ 등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에 반해 엠넷의 ‘프로듀스 101’ 등 아이돌들이 단체로 출연해 서바이벌을 벌이는 형식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면서 관련 프로그램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슈퍼스타K’의 전성기는 허각과 그룹 ‘울라라세션’을 각각 우승자로 낸 시즌 2, 3였다. 두 팀에게는 인생 드라마가 있었다. 허각은 배관공 출신이었고 고(故) 임윤택이 리더였던 울랄라세션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들이 오디션에서 한 단계씩 올라가는 자체가 인간 승리였고 시청자들은 여기에 감정을 이입해 응원했다. 비교적 나이가 어린 참가자 위주로 꾸린 ‘K팝 스타’ 역시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가 강조됐다. 오랜 기간 몽골에 산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앞선 출연자들을 능가하는 사연이 나오지 않고 오디션의 패턴 역시 식상해지면서 관심도가 점차 줄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해 걸그룹 육성 서바이벌 프로젝트 ‘프로듀스 101’ 시즌 1이 판을 뒤흔들었다. 아이돌 그룹 팬덤의 속성을 오디션 프로그램에 녹여 내며 주목 받았다.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은 일종의 성장 드라마다. 시청자들은 ‘프로듀스 101’ 속에서 성장하는 연습생에게 감정 이입을 했다. 시즌1에서 성장 초기에 노래와 춤이 모두 엉망으나 ‘아이오아이’ 최종 멤버로 뽑힌 김소혜가 대표적이다.
 

팬덤이 더 강한 남성 아이돌 그룹을 뽑는 시즌 2에서는 참가자들에 대한 감정이입은 다른 식으로 변용된다.
 

현재 아이돌 팬덤은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 앨범 발매, 콘서트 개최를 계속 지켜본 아이돌에 대해서 더 공고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즉 이제 아이돌은 동경의 대상을 넘어 챙기고 돌봐야 하는 대상이 된 것이다.
 

현재 대세그룹으로 통하는 ‘트와이스’ 멤버들 역시 엠넷과 JYP과 손잡고 선보인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식스틴’을 통해 연습생시절부터 팬들에게 노출되며 팬심을 쌓았다. 

‘프로듀스101’은 일본 애니메이션 ‘러브 라이브’가 겹쳐진다. 게임과 실제 음반 발매 프로젝트와도 연관 이 에니메이션은 가상의 여고생 아이돌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룹 이름 결정, 개별 또는 유닛 활동의 결정에 팬 투표를 적극 반영한다. 
 

팬들이 연습생마다 성장 서사를 부여하게끔 만드는 ‘프로듀스 101’ 시즌2는 이런 구조를 잘 활용한 영리한 프로그램이다.  지하철 역마다 걸려 있던 ‘프로듀스 101’ 시즌 2 출연자 광고 등에서 볼 수 있듯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인기와 성장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투자한다.
 

휴대용 전자 애완동물 사육기인 ‘다마고치’를 경험한 30~40대 여성 팬들이 10~20대 여성 팬 못지 않게 ‘프로듀스 101’ 시즌2에 몰입한 이유다.
 

아이돌 전문 웹진인 아이돌로지의 편집장인 대중음악평론가 문용민(필명 미묘) 씨는 “아이돌 팬들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아이돌을 무조건 추종하기 보다는 챙겨주거나 기특하게 여기는 대상으로 보게 됐다”고 봤다. 
 

이런 흐름에 발 맞춰 ‘프로듀스 101’ 형식을 딴 프로그램이 대거 나올 전망이다.
 

한류그룹 ‘빅뱅’ ‘위너’ 등을 매니지먼트하는 YG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올 가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목표로 신개념 오디션 프로그램 및 다수의 프로그램 론칭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엠넷에서 ‘프로듀스 101’과 ‘쇼미 더 머니’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한동철 PD가 YG로 이적을 해서 프로그램 제작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K팝 스타’ 심사위원 직을 내려놓은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가 직접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다. YG 연습생만이 아닌 YG가 직접 외부의 신인들을 발굴하고 음악 및 모든 것들을 프로듀싱하는 프로그램으로 ‘프로듀스101’과 얼개가 비슷하다. 
 

YG는 이와 함께 30여 명의 YG 남자 연습생들로 팀을 구성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제작에도 나선다. ‘K팝스타’ 출신으로 YG에 몸 담은 방예담도 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프로듀스 101’ 형식을 발전시킨 프로그램도 잇따라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엠넷은 내달부터 아이돌 지망생들을 교육해 데뷔시키는 ‘아이돌 학교’를 방송한다. KBS는 인기를 얻지 못한 아이돌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오디션 ‘더 파이널 99 매치’(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형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실력을 늘리는 동시에 숨어 있던 보석을 발굴할 수 있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문화는 ‘헬조선’ ‘금수저’ ‘서열’ ‘군대문화’ 등 한국사회의 모습이 겹쳐진다는 지적과 동시에 최근에는 혹사 논란도 불러온다. 
 

시청자와 팬들이 지지를 해준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냉혹해지거나 최근 인기 아이돌 보이콧 사례처럼 팬심이 돌아설 여지도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일종의 정치인을 지지하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며 “이만큼 지지를 해줬으니 자신의 목소리를 마음껏 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어긋난 팬심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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