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 음악과 결합한 예능 프로그램 열풍이 거세다.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가 6년 넘게 자리를 지켜오고 있으며, MBC ‘미스터리음악쇼-복면가왕’과 SBS ‘판타스틱 듀오2’가 일요 예능 왕좌를 놓고 대결 중이다.

JTBC ‘비긴 어게인’은 지난달 25일 첫 방송됐다. 가수 이소라(48)·유희열(46)·윤도현(45)과 방송인 노홍철(38)이 해외 거리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방송 3회만에 시청률 6%(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일요 예능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대한민국 대표 인기스타들이 무명가수의 복제가수로 빙의해 환상의 무대를 꾸미는 tvN 새 음악예능 ‘수상한 가수’가 지난 14일 첫 선을 보였으며, 가수 박진영(45)이 MC를 맡은 SBS 새 음악 토크쇼 ‘파티피플’이 2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음악예능의 증가세를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설명했다. 이 PD는 “음악예능은 상대적으로 리얼리티나 야외 버라이어티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데 성과는 그 이상인 경우가 많아 최근 많은 시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섭외는 어떤 프로그램을 하든 다 어렵다. 음악예능은 좋은 가수 몇 명만 나오면 몇 주는 자동으로 해결이 된다. 콘셉트 잘 잡고 무대만 잘 갖춰놓으면 특별히 어려울 게 없다. 녹화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기도 하다”고 했다.
 

인터넷과의 연결고리를 음악예능의 증가를 가속화했다는 시각도 있다. 시청률이 온라인에서의 화제성과 직결되는 측면에서 음악예능은 5분 내외 분량의 인터넷용 영상으로 편집하는 데 최적의 콘텐츠라는 분석이다. 
 

11년 경력의 한 외주 제작사 대표는 이와 관련해 “본방 시청률은 계속해서 낮아진다. 인터넷에서 내려받아서 보더라도 재미 없는 부분은 건너뛰기하면서 보는 게 요즘 추세다. 그러다가 이제는 5분짜리 유튜브 영상으로 방송을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래 한 곡이 보통 5분 안 넘기지 않나. 길게 편곡해도 6~7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음악예능은 방송을 인터넷화해서 화제성을 높이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6 음악산업 백서’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6명의 애청곡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음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Mnet 황금산 콘텐츠운영국장도 “음악 예능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웃고 즐길 수 있는 ‘가족형’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음악예능은 Mnet의 주요 타깃 층인 남녀 15~34세를 비롯해 10대부터 50대 남녀, 전 연령층에서 골고루 사랑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Mnet이 선보이고 있는 음악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는 최근 시즌4를 종영하고 내년 시즌5를 준비 중이다.
 

황 국장은 “’너목보’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며 “불가리아·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캄보디아·중국·말레이시아 등 8개국에 포맷이 판매됐고 이 밖의 4개국에서 포맷 수입을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Mnet에서는 음악의 다양한 매력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제작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한국 전통 음악을 조명한 ‘판스틸러-국악의 역습’, EDM, DJ 영역을 짚은 ‘헤드라이너’등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올해도 역시 하반기쯤 음악적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대형 음악 예능을 준비 중이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률을 생각하면 리메이크나 오디션을 벗어나기가 힘들다”며 “어떤 형식을 갖고 누구를 타깃으로 할지가 관건이다. 시청층을 더 확장시킬 것이냐, 아니면 특정 세대를 겨냥해서 화제성을 확보할 것이냐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SBS ‘판타스틱듀오’처럼 시청자가 가수와 함께 노래 부를 수 있는 프로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형태”라며 “시청자들이 주로 참여에 성취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그런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앞으로의 음악 예능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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