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광주시의회의원 유지호부뚜막 위에 놔둔 생선 한 마리가 없어졌다. 

필시 집에 있는 고양이가 한 짓이라고 판단한다. 

확실히 그 집고양이가 먹었다는 증거도 없이 말이다. 

그러나 주인은 최소한 네가 안 먹었어도 그다음 의심이 가는 쥐새끼들이라도 잘 지켰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울분에 집고양이를 살리려던 일부 식구들도 목청 큰 어른의 위압에 끌려 그 고양이를 죽이기로 합의했다.

집고양이가 억울하게 없어진 그날부터 쥐새끼들에게는 만고에 거칠 것 없는 신세계가 펼쳐져 흥에 겨워 어쩔 줄 몰라 날뛴다. 여기저기 구멍을 내더니 드디어 집 기둥 밑둥치까지 갉아냈고 비바람이 불던 어느 날 그 초가집은 소리도 없이 폭삭하고 만다.(고양이의 빈자리 중)

대한민국 우리 힘으로만 북한과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 뼈아프다고 했던가. 자체 방어능력도 의심을 받으며, 제힘으로 북한과 대화로 협상할 수 없다는 이 상황에서의 우리 시대는 국가의 존재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지금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 나라에서 벌이고 있는 최근의 행태들은 과히 ‘개그’에 비유할 만하다. 우리 운명의 막다른 골목에서 절체절명의 방패와도 같은 사드를 끌어않고 어중이  떠중이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는 이 광경은 막장 드라마에 과히 삼류코미디극 수준이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사드 배치를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았다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등 마치 환경영향평가 부적합이 나온다면 철수시킬 것 같은 강경한 선을 긋고 위엄을 부리면서 말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본토를 직접 때릴 수 있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격랑에 휩싸이자 정부는 엄청난 변화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애물단지 고철처럼 취급하던 사드발사대를 기다렸다는 듯이 당장 추가로 임시 배치란 단서를 덧붙여 먼저 추진하라는 언명이 떨어졌다.

임시 배치란 도대체 무슨 뜻인가. 국민이 불안하다고 하면 재고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편법이 아니라는 정부의 말은 시종일관 무슨 뜻인지 아리송하고 헛갈린다. 아무튼 당초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당초의 입장을 크게 후퇴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만큼 국가의 안위가 한가롭지 않다는 반증위에 국가의 엄중한 안위에 대해 일사불란한  정책적 결단 없이 봉숭아학당 같은 갈팡질팡 어줍지 않은 우리의 모습을 보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는 얼마나 허잡스레 얕보고 비웃을까?

우리시대의 난제인 대북문제에 있어 지금의 국가 정세는 우리의 안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오로지 자신의 국익만을 위해 힘겨루기 하며, 자국의 도움이 된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설령 우리가 울며불며 붙잡아도 방기(放棄)하는데 미련을 두거나 주저 할 것이라는조바심은 현실적이지 못한 짝사랑이다.

우리시대는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대 중·러’ 대립구도가 더욱 선명해지는 상황에서 남한 주도 통일을 골자로 한 ‘하나의 한국’ 원칙을 버리는 미국의 옵션의 주장들 평화통일을 버리는 것은 우리에게는 감내하기조차도 어려운 악몽(夢)이지만 곧 현실화할지도 모르는 그 악몽(惡夢)은 지난 1945년 12월 한반도에서 38도 선을 없애고 새로운 정부를 세우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던 미국, 소련 등 4개국이 협의한 신탁 통치 결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반도에 전쟁 전야(前夜)의 목소리들이 커지고 국가는 대북 정책에서도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역사의 현장에 정작, 국가 안위에 걸친 우리의 ‘주된 역할’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고 따돌림과 무시, 협박당하면서도 우리의 장수는 절에 간 새색시 모습만 보인다.

국제정세가 숨 막히게 돌아가는 지금의 우리의 처지는 바람 앞에 촛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정자들의 와신상담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나라의 국론은 수십 개 파벌로 찢겨지고 정책 논쟁은 실종됐고 정치권에서는 오로지 집단주의와 족벌주의에 매몰돼 있다.

국가의 힘의 균형이 깨져 자유가 사라진 빈자리에 붉은 완장을 찬, 감시 세력이 빈자리를 채운다면 우리의 후손들이 어떤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 생각하기도 끔찍한 악몽이다.

와신상담 우리 손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고 나갈 때까지 좌.우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국가를 지키는 일은 우리 시대 위정자들에 주는 엄중한 사명이다. 고양이의 빈자리를 곱씹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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