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가늠할 수 있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을 상대한다.
 

현재 한국(승점 13)은 이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이란에 이어 불안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단 1점차로 쫓기고 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만약 한국이 이란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다음달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의 운명이 갈린다.
 

설상가상으로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2연전에서 모두 패한다면 아시아의 조 3위 끼리 플레이오프를 거쳐 북중미 4위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하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한다.
 

지난 21일 조기 소집을 통해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모인 대표팀은 28일 해외파들이 모두 합류하면서 완전체를 이뤘다. 
 

상황은 낙관적이진 않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등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다. 
 

그나마 손흥민의 경우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르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기성용은 사실상 출전이 어렵다.
 

여기에 최근 소속팀에서의 물오른 득점 감각으로 신태용호의 주전 원톱 0순위로 손꼽혔던 황희찬 역시 팀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부상을 입었다. 이 여파로 슈투름 그라츠와의 주말 경기에서는 아예 출전 명단에서 배제됐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황희찬은 “큰 부상은 아니다.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알기에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며 “감독님께서 어떤 축구를 원하시는지 잘 안다. 좋은 경기력과 함께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신 감독은 신중하다. 
 

유럽파 공격수들의 예기치 못한 부상 여파로 비상이 걸렸다. 따라서 공격 전술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황희찬이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면 조기소집으로 미리 발을 맞춰왔던 ‘맏형’ 이동국(전북)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이동국은 A매치에서 넣은 33골 중 10골을 중동전에서 넣었다. ‘중동킬러’다. 현 대표팀 공격수 중 이란을 상대로 2골을 기록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선수다. 여기에 높이에 장점이 있는 김신욱(전북)도 출격을 대기중이다.
 

반면, 이란은 여유롭다. 이란은 6승2무(승점 20)의 성적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번 예선전을 무패와 무실점으로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기 입국한 이란은 다음날 축구협회 홈페이지를 통해아시아 최종예선 9, 10차전에 나설 24명의 선수들을 발표했다. 
 

명단은 골키퍼 3명, 수비수 8명, 미드필더 6명, 공격수 7명으로 꾸려졌다. 지난 23일 이미 공개됐던 11명의 자국리그 소속 선수들에 13명의 해외파 선수들이 새롭게 가세했다.

공격진에는 레자 구차네자드(SC 헤렌벤)와 카림 안사리파드(올림피아코스) 등 해외파들이 예상대로 합류했다. 
 

지난 10월 한국전에서 결승골을 뽑았던 사르다르 아즈문(루빈 카잔)도 이름을 올렸다. 아즈문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나설 수 없다. 자연스레 한국전에는 아즈문을 제외한 23명이 출전한다. 
 

그리스 클럽 파니오니오스 소속으로 이스라엘 클럽을 상대해 제명 논란을 불러왔던 에산 하지사피는 엔트리에 뽑혔다. 반면, 같은 처지의 미드필더 마수드 쇼자에이(파니오니오스)는 제외됐다.
 

아즈문의 결장으로 공격에는 레자 구차네자드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차네자드는 지난 시즌 네덜란드 리그에서 21골을 터뜨리며, 득점 2위에 올랐다. 한국의 경계대상 1순위다. 여기에 안사리파드, 알리레자 자한바크시등이 건재하다. 
 

무엇보다 선제골을 내주면 힘들어진다. 그 동안 중동 팀들은 선제골을 넣고 ‘침대축구’로 농락해왔다. 
 

공격과 함께 이란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8번의 최종예선을 치르는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으며, 철벽을 과시하고 있다.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골이 필요하다. 한국의 공격수들이 이란 수비수들을 어떻게 뚫어낼지가 관건이다. 공격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손흥민은 “8경기에서 골을 안 내준 것은 대단하다. 상대이지만 조직력이 좋아 골을 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대화가 필요하고 경기장 안에서 서로 도와주는 플레이가 나와야한다. 그런 플레이가 있어야 상대를 흔들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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