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애매한 대처에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명승부가 펼쳐지던 잠실구장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드리웠다.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롯데의 경기는 후반기에 가파른 상승세를 과시한 팀 간의 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전반기를 마칠 때만 해도 5위에 머물렀던 두산은 후반기 들어 매서운 상승세를 자랑하면서 선두 KIA 타이거즈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가을잔치가 가물가물하던 롯데는 최근 20경기에서 8할 승률(16승 4패)을 거두는 등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고 있다. 
 

후반기 들어 소위 ‘잘 나가는’ 팀간의 맞대결 답게 양 팀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관심을 모은 빅매치 다운 접전이 어수선한 분위기로 이어진 것은 두산이 동점을 만든 후였다.
 

두산은 박건우와 김재환, 닉 에반스가 연달아 볼넷으로 출루해 1사 만루의 찬스를 일궜다. 
 

이 때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이 친 타구는 유격수 문규현의 정면으로 굴러갔다. 병살타로 연결시킬 수 있었지만 문규현은 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해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던 박건우를 아웃시켰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김재환이 3루로 뛰었고 홈플레이트를 밟아 박건우를 아웃시킨 포수 강민호는 3루수 김동한에게 송구했다. 
 

포스아웃 상황이라 김동한이 태그를 하지 않아도 김재환이 아웃되는 상황이었다. 김재환이 3루를 밟은 것보다 김동한이 송구를 받은 것이 더 빠른 것으로 보였다. 
 

이에 3루심을 맡은 박근형 심판위원은 처음에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내 김동한의 발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곧바로 판정을 뒤집었다.
 

문제는 대처였다. 세이프라는 동작을 명확히 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졌다. 판정이 번복되자 조원우 롯데 감독은 주심에게 다가가 어필했다.
 

주심의 설명을 들은 조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요청 시간이 지났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정이 나온 이후 30초 이내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심판의 애매한 대처는 롯데 팬들의 분노를 샀다. 일부 팬들은 좌측 외야에 모여 8회초 좌익수 수비에 나선 김재환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김재환은 모자를 벗고 실소를 했다. 선수로서 경기에 임했을 뿐인데 야유와 욕설을 들은 김재환은 애꿎은 피해자가 됐다. 
 

승부의 추는 결국 심판의 애매한 대처 속에 결승 득점을 올린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두산은 8회 류지혁의 적시타로 1점을 더해 승부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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