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잠수함 투수 박종훈(26)은 올해 시즌 한층 믿음직한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박종훈이 선발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2015년 그 해 등판한 33경기 중 23경기에 선발로 나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 선발 한 자리를 꿰찬 박종훈은 28경기에서 140이닝을 던지며, 8승 13패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했다. 기대만큼의 성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박종훈은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생애 처음으로 선발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고 데뷔 첫 규정이닝(144이닝) 달성도 눈 앞에 뒀다. 평균자책점도 4점대다.
 

올해 27경기에서 143⅓이닝을 던진 박종훈은 11승 7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볼넷이다. 지난해 91개의 볼넷을 내줘 이 부문 1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썼던 박종훈은 올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60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2/3 정도 줄어든 수치다.
 

기복도 그리 크지 않았다. 특히 지난 6월 한 달 동안은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65로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지난 7월에 나선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69를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8월에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49, 9월에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하며, 한층 안정감을 자랑했다.
 

박종훈은 “규정이닝과 두 자릿수 승수 모두 처음 해보는 것이라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목표로 세운 것이 150이닝이라 남은 등판에서 채우고 싶다”며 “올해 시즌을 앞두고 150이닝과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둘 다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두 자릿수 승수는 정말 의미있는 기록이다. 어릴 적 투수라면 누구라도 선발 10승을 꿈꿨을 것이다. 지금 중간계투로 뛰는 투수들도 중고등학교 시절 꿈이 선발 10승이었을 것이다”며 “이제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지난해의 실험과 도전 그리고 실패가 올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 박종훈의 설명이다.
 

일단 볼넷이 적어진 것에 대해 박종훈은 “폼보다 멘탈인 것 같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들이 그럴 것이다”며 “포수들이 ‘남자답게 던져라, 차라리 맞아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종훈은 “볼넷 1위를 할 정도로 던져도 평균자책점이 5점대인데 공격적으로 투구하면 평균자책점이 몇점대였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공격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멘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박종훈은 “야구를 할 줄만 알고 방법을 몰랐던 내가 재작년에 실패한 부분을 통해 1군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에는 실험하고 도전하면서 실패를 알게 됐다”며 “실패한 것을 바탕으로 올해를 준비했고 그것이 맞아떨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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