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2017 프로야구 통합 우승의 여운이 이틀째 광주를 휘감고 있다.

학교와 회사는 물론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8년 만에 이뤄낸 타이거즈 우승의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정수기 관리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박영수(39)씨는 지난달 31일 “오전에 6곳을 돌았다”며 “평일 오전 집에 있는 분들 대부분이 가정 주부인데 하나 같이 ‘어제 야구 봤는지’를 묻더라. 야구를 정말 잘 알고 있는 골수팬도 있었다. 정수기보다 기아 우승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학교 2학년 조은양(21, 여)씨는 “동아리방이나 수업 시간에 만나면 선후배들이 모두 야구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평소 야구를 잘 모르던 친구들도 이번 한국시리즈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아 팬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 우승을 축하하고 정말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재활치료 병원에서 근무하는 최정균(25)씨는 “회원들이 어제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점심 시간 때 함께 모여서 야구 이야기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김범진(38)씨도 “아침 커피 타임에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여직원들도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을 소재 삼아 이야기꽃을 피웠다”며 “내년에 기아 팬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고 전했다.
 

중학교 3학년 김다은(15)양은 “기아 타이거즈 우승과 야구를 모르면 친구들 이야기에 끼어들지도 못하고 있다”며 “어제 시청 앞 거리응원에 다녀온 남자애들은 거의 ‘영웅’이 된 듯한 분위기다. 그 정도로 반응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전적 4승1패 잠실경기장에서 우승을 확정한 탓에 광주에서 6~7차전을 볼 수 없게 된 시민들은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취업준비생 정국배(28)씨는 “정말 어렵게 6~7차전 예매를 해둔 친구들은 기아가 한국시리즈를 너무 빨리 끝내 아쉬워하고 있다. 화를 내는 친구도 있다”며 “그래도 우승을 위해 노력한 감독과 선수들에게 모두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일(41)씨는 “1~2차전을 표를 구하지 못했고 정말 어렵게 6차전 표를 구했는데 정말 아쉽다”며 “그런데 어제 경기를 졌으면 분위기가 상대팀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 차라리 어제 우승한 게 다행”이라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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