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립 기자 /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대형주 보다 중소형주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스닥을 포함한 중소형주에 대한 전망은 코스피에 비해 부정적이었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이러한 기류가 급속도로 바뀌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4일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 수익률은 1.33% 하락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3.42%, 4.64% 상승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형주 위주로만 오르는 고질적 ‘쏠림 현상’이 이어졌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지난 9월 한 달 간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는 2.74% 오르는 동안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4.48%, 5.59% 하락하며,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 10월에도 대형주는 5.71% 상승한 데 반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4.12%, 1.55% 성장하는데 그쳤다. 
 

코스피 종목의 상위 수익률도 중소형주가 휩쓸었다.
 

이번달 들어 나라케이아이씨가 이번달 들어 413.25% 오르며, 가장 상승폭이 컸다. 
 

이어 암니스(75.66%), 삼화콘텐서(76.65%), 한진칼우(71.72%), 삼화전기(62.77%), 대덕GDS(56.25%), 이엔쓰리(53.40%), 롯데정밀화학(51.55%), 아세아시멘트(51.21%),  IHQ(50.78%), 삼성제약(47.71%), 동성제약(44.41%), 삼익악기(42.71%), 삼화전자(40.66%), AJ렌터카(39.38%), 아비스타(38.81%), 청호콤넷(38.56%) 등이 모두 중소형주였다.
 

중소형주의 고공행진에 국내 중소형주식펀드의 수익률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지난 24일 기준) 국내 액티브 중소형주식펀드 수익률은 7.08%로 같은 기간 일반주식펀드의 수익률(2.79%)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배당주식펀드는 1.82%, 기타주식펀드는 3.18%였다. 
 

펀드별로 보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가 최근 1개월 동안 16%대의 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신성장중소형주’와 KTB자산운용의 ‘KTB리틀빅스타’,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스몰캡’이 11%대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반기에는 중소형주펀드의 성과가 액티브펀드를 밑돌았다”며 “하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중소형주펀드의 성과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혁신성장 추진전략의 첫번째 대책으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 임명으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추가대책도 기대되고 있다”며 “올해는 대형주가 초강세를 보였지만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중형주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주의 반란은 뚜렷한 경기회복세, 코스닥 랠리, 원화 강세, 정부의 정책 기대감 등이 모두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경기회복세의 온기가 국내 경기로 확산돼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가 나타나면서 코스닥은 최근 들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24일 장중 803.74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7년 11월7일(장중 고가 809.29) 이후 10년 만에 800선 고지를 밟았다.
 

원화 강세도 중형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통상 원화 강세 국면에는 수출주 위주인 대형주보다는 영향을 덜 받는 내수주나 중소형주가 선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과 같은 108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 2015년 5월6일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세계경기 회복패턴, 우리나라 수출 호조 및 기업 실적 개선의 펀더멘탈, 밸류에이션 등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원화의 추가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때 중형주가 아웃퍼폼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원화 강세 국면에서 중형주가 강세를 나타낸다”며 “특히 중형주가 아웃퍼폼하는 시작하는 원·달러 환율 수준은 1100원대 초반으로 원화 강세가 일정 부분 진행되면 대형주에서 중형주로의 관심이 확대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00원을 밑돌 경우에는 외인의 매수 탄력이 점차 둔화되며, 대형주, 수출주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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