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손영권 사장과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가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하드락 호텔(Hard Rock Hotel)에 마련된 약 440평 규모의 하만 전시장에서 자율주행용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을 구현한 오아시스 컨셉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이 미국 전자장비기업 ‘하만’을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는 단숨에 글로벌 전장업계에서의 큰 손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장 사업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IT, 전기, 전자 장비를 통칭하는 말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말 전장 사업으로의 진출을 선포했다. 이후 삼성은 1년여간의 준비 끝에 세계 최대 전장 업체 하만을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만은 지난 1986년 설립된 기업으로 다양한 커넥티드 카 시스템을 완성차 업체에 제공하며, 70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한 회사다. 

특히 매출 중 65%가 전장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전장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전장업체를 인수해 선도 업체와의 경쟁력 차이를 좁히는 시간을 절약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업계 지배력을 높여나가겠다는 의도다. 

하만의 경험과 삼성의 5G, 디스플레이 기술 등이 융합될 경우 미래 주요사업으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인수 배경으로 꼽힌다. 

하만 인수에 대한 중요도를 반영하 듯 삼성전자는 80만달러를 인수 금액으로 배팅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9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다. 

하만 인수를 통해 그룹 계열사 내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 될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은 차량용 부품 사업 분야를 확대할 수 있는 모맨텀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부적으로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커넥티드 카 시스템 분야, 텔레매틱스, 보안 등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포괄적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업에 대한 진출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시도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활용한 제품 생산, 소비자가전 부문은 차량용 오디오 사업 확장 등을 꾀할 수 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대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연구 개발을 추진해왔다”며 “하만을 인수할 경우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단숨에 시장 1위로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자율주행 등 추가 전장 사업에 진입하면 삼성전자는 전장의 양대 축인 안전과 편의 기술 사업을 완성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고의영 LIG 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함에 따라 하만 내에서 삼성전기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인수 완료 시점이 내년 3분기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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