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셉션’이란 영화가 루시드 드림의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분명 다른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루시드 드림’으로 첫 연출작을 내놓은 김준성 감독은 지난 15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루시드 드림은 꿈꾼다는 사실을 자각한 채로 꿈을 꾸는 이른바 자각몽을 말한다. 이 영화는 이를 소재로 납치된 아들을 찾아나선다는 줄거리다.
 

꿈을 다룬 영화인 만큼 당연히 할리우드의 성공작인 ‘인셉션’과 비교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김 감독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셉션과는)다르게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셉션이 나오기 전에도 자각몽을 영화화하려는 시도가 많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인셉션이 선점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는 사람들의 꿈 속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디스맨’으로 박유천이 등장한다. 김 감독은 “(디스맨을)마케팅의 일환으로 만들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재미있는 캐릭터로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에 넣었다”며 “나름 중요한 매개체로 잘 녹아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수는 영화에서 납치된 아들을 찾으려 애쓰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들이 유괴당한 뒤 3년이 지난 점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도 많이 감량했다. “살을 좀 빼서 힘이 빠진 상태에서 촬영장에 간 것 같은데 많이 맞는 후반부에는 정말 죽고 싶었어요. 힘들어서.”

큰 부상을 당할 뻔하기도 했다. “와이어를 다리에 묶고 떨어지는 장면에서 한쪽 벽에 목을 바로 부딪혔어요. 목이 꺾이면서 ‘아 끝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감각이 살아있더라고요.”
 

연기하는 도중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감정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 탓인지 시사회에서도 유독 눈물을 보였다. 주인공 ‘대호’를 돕는 의사 역할을 맡아 함께 시사회에 참석한 강혜정은 “제가 태어나서 남자에게 처음으로 티슈를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형사 역할을 맡은 설경구는 이번 영화에서 전보다는 힘을 뺀 듯한 연기로 다가온다. 그는 “강한 역이면 강하게 해야겠지만 흐름에 좀 맡겨보자는 생각도 있었고 치고 나가면 안 되는 역이었다”고 전했다.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성애가 중요한 코드라는 점을 김 감독은 강조했다.
 

“믿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루시드 드림 자체가 꿈 속에서 믿기 때문에 모든 걸 할 수 있고 주인공도 아이가 살아있다는 믿음 때문에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이죠. 잃은 아들을 찾고 범인을 찾으려는 절박한 감정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게 이 작품의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NEW가 ‘더 킹’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배급하는 한국영화로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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