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현

1989년 맞춤법이 크게 바뀐 후 2000년대로 들어 와서도 맞춤법이 조금씩 여러 번 바뀌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과 문화가 바뀌니 언어도 바뀌는 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바뀌는 맞춤법에서 특히 주목이 되는 것은 복수 표준어로서 표준어에 끼지 못했던 상당수의 어휘가 여러 가지 그럴싸한 이유로 ‘복수 표준어’로 등록돼 쓰이고 있다.

언어는 그 수가 많을수록 발달한 언어이다. 인간의 가치 척도는 문화(文化)인데 문화는 언어와 같은 수준에 있다. 그러므로 정당한 가치가 보장되는 언어라면 그야말로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표준어 반열에 오르지 못하던 어휘가 어느 날 표준어로 등록돼 사람들 입에 당당하게 오르내린다면 썩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시나브로’라는 예쁜 말이 있다. ‘시나브로’는 표준어로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란 뜻으로 쓰이는 「부사어」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남도 사투리에 ‘시심사심’이 있다. 사투리인 ‘시심사심’도 그 뜻은 표준어인 ‘시나브로’와 거의 같지만 ‘시심사심’이 상황을 더 실감나게 하는 「부사어」 이다. 말맛도 ‘시나브로’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시심사심’이 현재까지는 사투리이지만 표준어 저울대에 올려 보고 표준어로서의 가치가 있다면 ‘시나브로’와 함께 복수 표준어로 정했으면 한다.

다음은 ‘와중(渦中)’과 ‘썸통’에 관한 어휘이다. 이 두 어휘 또한 뜻은 거의 같은데 와중(渦中)은 표준어로 사전에 올라 있고 ‘썸통’은 사투리이기 때문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있지 않다.

와중(渦中)의 사전적인 풀이는 아래와 같다. 

「명사」 「1」흐르는 물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2」((흔히 ‘와중에’ 꼴로 쓰여)) 일이나 사건 따위가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해 ‘썸통’은 ‘와중(渦中)’의 두 가지 뜻 중 「2」의 뜻으로만 쓰인다.

즉 ‘일이나 사건 따위가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이라는 뜻이 담긴 언어 맥락 적 환경에 구사하기가 적절한, 말맛이 매우 강하고 현장적인 어휘이다. 이런 어휘도 와중(渦中)과 함께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다면 우리 언어생활이 한층 풍부해지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썸통’은 옛날부터 남도에서 써 온 사투리이다.

예를 들어 보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 썸통(와중)에도 철이는 무슨 일인지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약력(略歷) (효산<曉山> 주광현<朱曠賢>)

출생 :  1945년 2월 27일 생

-등단 :  1990년 7월 월간 ‘한국시’ 수필 등단,  2006년 2월 월간 ‘한국시’ 시 등단

-수상 : 월간 ‘한국시’ 문학상 본상 수상, 영호남수필문학상 공로상 수상, 전남문학상 수상,

2017년 올해를 빛낸 문화예술상 문학부문 대상 수상

-경력 : 전남수필문학 회장(5년), 영호남수필 전남지역회장(5년), 시류문학회장(4년), 전남문협 수필분과 회장(4년), 전남문협 부회장(4년) 등 역임

-현재 :  전남문협 이사, 한국문협 시분과 회원

-저서 : 시집 3권 <세월이 흐르는 소리> 외 2권,  수필집 3권 <꽃그늘 밟은 세월> 외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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