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립 기자 / 달러화 예금이 넉 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기업들의 달러화 예금이 줄어들면서 전체 외화예금 잔액도 넉 달만에 내림세를 나타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9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외화예금 잔액은 665억달러로 전월 대비 8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던 거주자 외화예금도 넉 달만에 줄어들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한 외국인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뜻한다. 

통화별로는 달러화예금 잔액이 4억달러 줄어든 56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에 따르면 달러화예금이 줄어든 것은 주로 대기업의 차입금 상환을 위한 예금인출 등으로 기업의 달러화 예금이 줄어든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달러화예금은 468억4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1억7000만달러 줄어든 반면, 개인 달러화예금은 7억7000달러 늘어난 96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잔액은 565억2000만달러였다.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입대금 등의 환전을 미뤘던 기업들이 이를 원화로 바꾸면서 예치해뒀던 무역결제대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 정도 변동폭은 통상 움직이는 수준이기 때문에 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들의 경우 비교적 달러가 쌀 때 여행·유학자금 등으로 미리 달러를 사두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향후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달러화에 대한 투자도 여전히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화 예금은 증권사의 만기도래 정기예금 인출 등으로 전달 보다 4000만달러 감소한 30억5000만달러를 나타났다.

지난 6월 유로화예금은 국내 대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 자금을 위한 인출 및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영향 등으로 9억달러 급감한 27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브렉시트 우려 완화 등의 영향으로 5억4000만달러 증가한 32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2008년 12월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위안화예금 역시 증권사의 만기도래 정기예금 인출 등으로 전월 대비 3억달러 줄어든 16억달러로 집계됐다. 위안화예금은 지난 2014년 10월 217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금리 차이 등에 따른 차익거래 유인이 사라지면서 10억달러대까지 규모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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