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 기자 /
‘조용한 강자’ 양희영(28·PNS창호)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하며, 2년 만에 타이틀을 되찾았다.

양희영은 지난 26일 태국 빳따야 샴 골프장(파72·7016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친 양희영은 2위 유소연(27·메디힐·17언더파 271타)을 5타 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째를 거뒀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은 양희영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2007년)과 미야자토 아이(일본·2010년)가 세운 코스레코드(21언더파)를 경신하며,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최근 LPGA 투어에서 보기 드문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첫 날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6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한 양희영은 2라운드 경기가 악천후로 순연되며, 대회 3일째 날 무려 31개 홀을 도는 강행군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집중력을 잃지 않은 양희영은 오전에 2라운드를 5언더파로 마친 뒤 이어 벌어진 3라운드 경기에서도 13홀까지 6언더파를 치며, 하루 동안 11타를 줄이며, 2위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마지막날도 오전에 3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르고 3시간 뒤 4라운드 경기를 소화하는 등 악조건 속에서도 4타를 더 줄이며, 최종 22언더파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뒤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지난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던 양희영은 2년 만에 타이틀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투어 통산 3승째. 특히 지난 2013년 한국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달성한 뒤 ‘혼다 타일랜드’에서만 두 차례 우승하는 등 아시아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양희영은 경기를 마치고 LPGA와 인터뷰에서 “정말로 행복하다. 비로 인해 경기가 연기되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연달아 경기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고 우승을 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곳(태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이 코스를 좋아한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좋다”며 “대회 기간 부모님도 함께 있어 매 순간이 좋았다”고 전했다. 

유소연이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며, 2위에 올랐고 김세영(24·미래에셋)이 15언더파 273타로 3위를 차지해 1~3위를 모두 한국 선수가 휩쓸었다.

지난주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장하나(25·BC카드)가 한국 선수 중 시즌 첫 승을 올린데 이어 양희영이 2주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올 시즌 태극 낭자군단의 돌풍을 예고했다.

시즌 첫 대회에 나선 지난해 신인왕 전인지(22)는 3·4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몰아치며, 13언더파 275타로 렉시 톰슨(미국) 등과 함께 공동 4위로 마감했다.

지난 시즌 막판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던 전인지는 비시즌 동안 부상을 완전히 떨쳐낸 모습이었다. 첫 날 공동 22위로 출발했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순위를 끌어올리며, 공동 4위의 성적표를 들었다.

8개월 만에 투어 대회에 출전한 ‘골프여제’ 박인비(29·KB금융그룹)는 최종일 3언더파로 선전하며, 합계 5언더파 283타로 복귀전을 무사히 마쳤다.

세계랭킹 1위 리다아 고(뉴질랜드), 랭킹 2위 쭈타누깐은 나란히 11언더파로 이미림(27·NH투자증권) 등과 공동 8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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