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첫 통합 우승을 향한 힘찬 첫 발을 뗐다. 

대한항공은 지난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0(27-25 27-25 25-22)으로 이겼다. 

6년 만에 정규리그 패권을 거머쥔 대한항공은 경기 감각 저하의 우려를 넘어 5전3선승제의 챔프전 1차전까지 거머쥐었다. 

앞서 치러진 12번의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은 총 10번이나 정상을 밟았다. 확률은 83.3%다.

가스파리니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1점을 올렸고 김학민이 13점으로 지원 사격했다. 대한항공은 높이의 팀이라는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블로킹에서도 12-7로 앞섰다. 

지난 2006~2007시즌 이후 10년 만의 정상 정복에 나선 현대캐피탈은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센터진이 제 몫 이상을 했지만 믿었던 문성민이 9점, 공격성공률 38.09%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첫 경기의 첫 세트부터 접전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이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달구자 현대캐피탈은 대니가 모처럼 힘을 내면서 반격에 나섰다. 

현대캐피탈은 19-19에서 신영석이 가스파리니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해 승부를 뒤집었다. 23-23에서는 신영석의 속공으로 세트 포인트를 점한 뒤 송준호의 호쾌한 스파이크로 25점에 도달했다. 

이때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의 눈썰미가 빛을 발휘했다. 박 감독은 송준호의 오버네트를 지적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오심 판정을 이끌어냈다. 

가까스로 듀스에 돌입한 대항항공은 25-25에서 김학민이 연거푸 두 개의 스파이크를 꽂아넣으며, 첫 세트를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 초반 흐름을 되찾지 못하자 문성민과 대니를 모두 빼는 강수를 뒀다. 주장과 외국인 선수가 빠진 현대캐피탈의 에이스는 최민호였다. 

라이트 공격수로 변신한 최민호는 17-18에서 세 번 연속 측면 공격을 성공시키며, 팀에 20-18 리드를 안겼다. 숨겨둔 공격 본능을 맘껏 뽐낸 최민호에게 대한항공 블로킹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현대캐피탈은 22-22에서 문성민을 넣어 세트를 정리하려 했지만 오히려 패착으로 돌아왔다.

대한항공은 23-23에서 문성민의 공격을 건져낸 뒤 가스파리니의 오픈 공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25-25에서 진상헌의 블로킹과 곽승석의 공격을 묶어 세트스코어 2-0을 만들었다.

경기는 3세트에서 막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19-18에서 김철홍의 블로킹으로 2점차 리드를 잡았다. 21-19에서는 김학민이 여오현의 몸을 맞고 나가는 공격으로 더욱 격차를 벌렸다. 23-21에서는 블로킹에 막힌 공이 가스파리니 머리에 맞고 현대캐피탈 코트에 떨어지는 등 운도 대한항공의 편이었다. 

두 팀은 2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갖는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