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주광현
효산 주광현

 

소강춘 현 국립국어원장은 아래와 같이 국립국어원을 소개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국어 발전을 위한 어문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국민의 바른 언어생활을 위하   여 다양한 연구 사업을 수행하고자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입니다. 중략 ~ 1984년   에 설립한 ‘국어연구소’가 1991년 ‘국립국어연구원’으로 승격됐고 2004년에 지금의 ‘국립국어원’으로 거듭나 오늘에 이릅니다. 이하 생략”
  국립국어원은 소강춘 원장이 소개한 대로 어문 정책을 담당하는 국가 기관이다. 우리말과 글은 우리의 현재는 물론이고 우리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문화의 핵심이다. 
  국립국어원의 연혁을 살펴보았다. 1984년 3월 16일 ‘국어연구소’라는 이름표를 내걸고 설립해 2018년 12월 현재까지 34년간 이름이 3번 바뀌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름이 바뀌게 됨은 그만한 이유와 당위성이 있었을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 하는 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사업 중 하나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출판과 현 시대에 맞게 인터넷에서 국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을 운용(運用)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말 사전에는 표준국어대사전 말고도 많이 있다. 하지만 나는 2010년 이후부터는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을 주로 애용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많이 보게 되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는 우리말과 글을 관장(管掌)하는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유일한 사전이기에 신뢰감이 들기 때문이며, 둘째는 컴퓨터에서 작업하면서 윈도우 창에 띄워놓고 찾아보기 쉬운 편리성 때문이다.
  나는 컴퓨터를 켜자마자 맨 처음 하는 일이 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을 띄우는 일이다.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라고 했던가? 사전 풀이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하고 실망이 컸다. 내 판단으로는 분명히 오류이다. 그래서 오류로 단정하고 대뜸 국립국어원 가나다 게시판에 아래와 같이 질문을 올렸다. 질문 요지는 이렇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거리’에 관한 낱말인 ‘마장’을 찾았더니 아래와 같았다. 
  “마장01 「의존명사」 거리의 단위. 오 리나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를 이른다” 
  간단명료하다. 그러나 이런 애매모호(曖昧模糊)한 풀이가 또 어디 있는가? 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오 리가 못 되는 거리도 ‘마장’이고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도 ‘마장’이다. 그렇다면, 오 리가 넘는 거리는 2마장이 돼야 한다. 그런데 십 리가 못 되면 이것도 ‘마장’이라 했다. 이건 잘못된 뜻풀이가 아닌가?’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을 한 것이다. 
  ‘마장’이 순수한 우리말이고 보면 미터법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 맞게 1마장은 약 몇 m 정도라고까지 풀이해야 언중(言衆)에서 실생활에 ‘마장’이라는 어휘를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말은 언중(言衆)에서 사용해야 그 생명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사전(辭典)의 낱말 뜻풀이가 어정쩡하거나 애매하면 국민의 언어생활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국립국어원에서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답답한 일이다. 사전에선 그 뜻을 명쾌하게 풀이해야 하고 용례까지 정확히 넣어 국민들이 사용하는데 도움이 돼야 할 것이다. 질문 등록 일시는 2018년 11월 28일이고 답변 일시는 하루 뒤인 11월 29일이다. 
그런데 답변 내용을 보니 사전(辭典)에 실린 내용을 합리화하기 위한 견강부회(牽强附會)를 하고 있었다. 숙고(熟考) 끝에 12월 1일 재질문(再質問)을 올렸다. 다음 주에 그 답변과 재질문의 내용을 공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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