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10년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소속사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에 따르면 장기하와얼굴들은 지난해 12월 28~31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장기하와 얼굴들 마지막 공연-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를 성료했다.
정규 2집 수록곡 '마냥 걷는다'로 공연의 막을 올린 장기하와얼굴들은 '나란히 나란히' '거절할 거야' '등산은 왜 할까' '나와의 채팅' '별거 아니라고' 등 작년 11월 발매한 정규 5집 '모노' 수록곡들을 연달아 부르며 초반 분위기를 달궜다.
장기하는 "마지막 곡으로 '별거 아니라고'를 부르며 다같이 시원하게 울고 마무리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장얼스럽지 않은 것 같다. 재미있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 중반부로 접어들자 '우리 지금 만나' '싸구려 커피' '달이 차오른다, 가자' '풍문으로 들었소' '내 사람' '새해 복' '빠지기는 빠지더라' 등 장기하와얼굴들의 10년 활동을 화려하게 채워온 히트곡 무대가 이어졌다.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는 "멤버들은 모든 것을 쏟아내듯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를 꾸몄고, 관객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고 떼창을 하는 등 대형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열기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고 자랑했다.
앙코르 무대에서 장기하와얼굴들은 '그렇고 그런 사이' '별일 없이 산다'를 부르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 31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팀을 해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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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얼굴들의 보컬 장기하(37)는 "2019년 1월1일부터 장기하와얼굴들은 없다. 이번 공연이 졸업식 같이 느껴지는데, 저희와 여러분들은 10년 동안 좋은 친구였기에 분명히 다시 만날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났을 때 별일 없었다는 듯이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2008년 '싸구려 커피'로 데뷔한 장기하와얼굴들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인디 밴드계 세대교체를 불러왔다는 평을 들었다. 옛 사운드의 향취와 공감을 산 현실 밀착성 노랫말, 실험적인 구성 등이 인기 이유다.
정확하게 발음하는 장기하는 어감을 잘 살린 우리말 가사로도 호평 받았다. 장기하는 "우리말을 우리말스럽게 썼다는 것만으로는 감히 무엇인가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고 자부했다.
열정적인 공연으로 '장 교주 부흥회'라는 별칭을 얻는 등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외국 밴드를 초청하는 큐레이션 프로젝트 '얼굴들과 손님들'을 여는 등 대중음악계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