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기 의정부시에서 발생한 4세 여아 학대치사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친모 A(34)씨가 숨진 아이의 맏언니(9)를 폭행 가해자로 지목하면서 슬픈 법정싸움을 예고했다. 
8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일 의정부시 신곡동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B(4)양 사망사건을 수사하면서 아동학대 전력이 있는 친모 A씨를 구속 수사 중이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1일 오전 3시께 B양이 옷에 소변을 봤다며 깨우자 영하 13도의 날씨에 화장실에 가둬 4시간 뒤 실신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초 저체온증에 의한 사망을 의심했으나 B양의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는 1차 사인으로 다수의 혈종으로 인한 뇌출혈 소견을 냈다.
B양의 사인이 폭행에 의한 뇌출혈로 확인되고 온 몸에서 다수의 상흔이 발견되면서 경찰 수사는 A씨의 아동 폭행 확인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폭행 사실을 부인하던 A씨가 “프라이팬으로 뒤통수를 몇 차례 톡톡 친 적 밖에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민적 공분은 더 커졌다.
하지만 A씨는 B양에게서 발견된 폭행의 흔적에 두고 큰딸인 C(9)양을 가해자로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C양은 정신지체 3급으로,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서 “막내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옆에 있던 첫째가 ‘나도 때려봐도 돼?’라고 물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C양으로부터 A씨의 폭행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양 측의 엇갈린 진술 중 C양의 진술에 더 신빙성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지체가 있으나 의사 표현과 진술이 일관돼 신뢰도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사건에서 외부 증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목격자도 A씨와 두 자녀뿐이다.
결국 직접 사인으로 알려진 뇌출혈을 일으킨 폭행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지만, 숨진 B양은 뇌출혈이 아니었어도 저체온증을 일으켰을 확률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양 측의 진술이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나 아이의 진술이 일관돼 신뢰할 수 있다”며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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