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오는 11일 오전 검찰 출석에 앞서 밝힐 대국민 입장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주목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의 입장은 검찰 출석 직전인 오전 9시 전후로 대법원에서 발표문 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미리 준비한 글을 직접 낭독하고 이를 마치면 현장 상황에 따라 질의응답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입장 발표 장소는 아직 대법원과 조율이 안 된 상태다. 대법원 측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청 내 입장 발표를 불허할 경우 대법원 밖에서라도 행사를 강행했다는 게 양 전 대법원장 측 입장이다. 

입장문은 5분 내외의 짧은 분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자신의 '패'를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이날 발표할 내용은 앞서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자택 부근에서 진행한 입장 표명과 유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진 경위를 떠나 국민께 송구한 심정을 우선 밝힌 뒤 법원 구성원들에게 참담한 심경을 전하고, 검찰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보내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증거와 논리 대결인 검찰 조사를 앞둔 상황인 만큼 감정적이거나 자극적인 표현은 삼가고, 다소 방어적 입장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부 신뢰가 흔들리게 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당시 사법부 수장으로서 국민과 법관들에 대해 어느 정도 도의적 책임은 인정한다는 발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직 대법원장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피의자로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점에 대한 발언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법원장 중 처음으로 검찰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할 것이라는 취지다. 
 

그러나 자신의 형사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언급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입장 표명을 마친 뒤 검찰청사로 이동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찰 조사에서 각종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와 법리 등을 펼쳐가며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가 방대한 만큼 장시간, 수일에 걸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 및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및 동향 수집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집행 등 방대한 의혹의 최종책임자로 의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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