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 기사의 분신으로 추정되는 화재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개인택시 모습.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 기사의 분신으로 추정되는 화재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개인택시 모습.

카풀반대를 외치던 개인택시 기사가 또 다시 분신을 시도한 채 차량을 몰고 국회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분신시도만 벌써 세 번째다.

11일 국회 앞에서 분신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된 택시기사 김모(62)씨가 연기를 흡입해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김씨가 입원한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을 방문한 이영환 천막농성 장례위원장은 "의료진이 김씨 가족에게 '단정을 못 내린다.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연기를 흡입해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씨 동료 등 택시업계에 따르면 이날 김씨는 매일 오전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리는 '카풀저지집회'에 참석했다.

김씨를 마지막으로 봤다는 이경준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강남지부 조합원은 "택시 4개 단체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는데 조합원들에게 설명해줘야 하니 집회를 마치고 그 이야기를 듣고 가자고 했다""여의도 분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가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분신 관련 낌새 같은 건 없었다. 알았으면 말렸을 것"이라며 "차라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뭐라고 했을텐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평소 카풀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또 개인택시조합 간부다 보니 애정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350분께 택시에 불을 붙인 뒤 국회 정문으로 향하다 다른 승용차와 부딪혀 정차했다.

김씨는 안면부 등에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김씨는 조합의 강남대의원을 맡고 있다.

김씨의 차량에는 '카카오 앱을 지워야 우리가 살 길입니다' '카카오 앱을 지웁시다! 우리가 살기 위한 길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엔 개인택시기사인 임정남(65)씨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 도로에서 택시 안 분신을 해 숨졌다. 지난해 12월에는 택시기사 최우기(57)씨가 국회 정문 인근에서 역시 택시 안 분신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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