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희야! 항상 이 아빠가 너를 찾고 있단다. 건강히 살아만 있어다오! 널 찾을 수만 있다면 어떤 일도 참고 견딜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딸 너무나도 보고 싶구나”
매년 2월 13일은, 실종된 딸을 기다리는 송길용(66) 씨에게 더욱 고통스런 날이다.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오겠다던 당시 17살의 ‘송혜희’씨가 사라진지 어느 덧 20년. 아버지 송 씨는 아직도 딸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헤매고 있다.
1999년 2월 13일, 경기도 평택시 송탄여고에 재학 중이던 17살 송혜희 양은 “공부하고 올게요”라는 한마디를 남기고선 돌연 사라졌다.
당시 사건을 ‘단순 가출’로 판단했던 경찰은, 시간이 지난 후 심각성을 깨닫고 뒤늦게 수사에 돌입했지만 송혜희 양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다만 송 양이 실종 당일 오후 9시50분쯤 집 부근인 평택 하리마을 입구(현 도일동 사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는 진술만을 확인했을 뿐, 수사는 더 이상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 송씨는 답답한 마음에 부인과 함께 트럭을 타고 전국을 누비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송혜희양을 찾아 헤맸다. 그러던 중 송씨 부인은 심장병에 우울증 앓게 됐고, 결국 딸의 행방을 찾지 못한 채 먼저 세상을 떠났다.
2014년 2월 송양의 사건이 공소시효가 끝난 이후, 더 이상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아버지 송씨는 생업마저 포기한 채 ‘딸 찾기’에 전력을 쏟았다. 지난 20년 간 딸을 위해 제작한 전단지와 현수막도 수 백 만장이다.
송씨는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다. 한 달 70여 만원의 전단지 제작비용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폐지를 주워가며 전단 제작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몇 년 전 현수막을 걸다 떨어져 허리 수술을 두 차례나 받은 이후 뇌경색까지 찾아 온 송씨는 온 몸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딸을 놓지 못한다.
‘그만하고 가슴에 묻어라’라는 이웃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송씨는 아직도 전단지를 품에 안고 매일 집을 나서고 있다.
송혜희 실종 20년, 현재까지 딸을 찾아 헤매이는 송길용씨의 사연은 SNS를 타고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몇 년째 같은 현수막을 보고 있다. 꼭 찾길 기도한다”, “도와 드릴 방법이 없을까요” 등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