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철이 든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드는 것도 아니고 성공한다고 해서 드는 것도 아니다.

세상살이에서 어느 정도 사리 분별을 할 줄 알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렴풋하게나마 판단할 줄 알며 행동하면 대개 철이 들었다고 표현한다.

40대 이후의 삶에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고, 이전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좀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즉 철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의 마음은 한결 너그러워질 수 있다. 정신적으로 성숙해진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우선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해보자.

첫째, 상대의 모호함을 포용할 줄 아는 관대함이다.

모호하다는 것은 상대를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우호적인지 아니면 적대적인지를 모르는 경우다.

이럴 때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상대를 재빨리 내 편네 편으로 나누어 사람을 이분법으로 대하려고 한다. 물론 내가 빨리 결론을 내어도 상대가 계속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답답함을 느낀다. 그리고 상대가 계속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그래, 나 하고는 끝장이다 이거지. 좋아! !”

그러나 성숙한 사람은 상대의 모호한 태도를 견뎌낸다. 사실 인생 자체가 모호하지 않은가.

인생에서 만난 상대가 내 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이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성숙한 사람은 빨리 답을 주지 않는 인생에 대해서 참고 기다릴 줄 안다.

무엇인가에 대해 ‘A’인지 ‘B’인지 꼭 확정지을 필요는 없다. A여도 괜찮고 B여도 괜찮다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둘째, 상대방을 믿는 마음이 크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은 상대를 믿는다. 예를 들어 남편이 몇 시에 어디를 갔다 왔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나름대로의 시간과 자유를 주는 것이다.

상대가 무엇인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상호의존이란 개별적으로 독립된 인격체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하고, 나아가 혼자서 살 수 있는 독립적인 힘을 갖고 있는 관계를 말하는데, 40대에 들어선 부부관계 또는 인간관계에서도 이와 같이 상호의존적이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행복한 40대 이후를 맞이할 수 있다.

40대 이후는 서로를 구속하지 않으면서도 의존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행복한 상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장이 직원들을 믿고, 직원들 역시 사장을 믿어야 좋은 분위기의 일터가 된다.

서로를 의심하거나 불신하는 마음을 가지면 함께 일을 하더라도 좋은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며 일터의 분위기도 삭막해진다.

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개인에게도 집단에게도 더없이 유익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더욱 유명한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알 것이다.

그들을 키운 대표는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사람인데도 이제 막 가수가 된 아이돌에게 작곡에 대한 자율성을 주었다. 그것이 비록 말이 안 될지라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자율성을 주면 역량은 따라온다고 말했다. 작사와 작곡에 경험이 없더라도 계속해서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가 어린 친구들에게 부여했던 자율권이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크게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셋째, 내적 갈등에 대한 조정을 잘한다.

사람은 마음속으로 많은 갈등을 겪는다.

갈등에는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이 있는데, 외적 갈등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이며, 내적 갈등은 한 인간이 스스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내적 갈등은 곧 마음의 갈등을 말하는데, 성숙한 사람은 이 마음의 갈등을 잘 조정한다.

그리하여 분노와 증오 같은 좋지 않는 일로 괴로워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스스로를 잘 조정할 줄 알아서 불필요한 감정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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