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업황 개선을 점치고 있으나 외국계 증권사는 올해까지 업황 부진을 전망하며 국내 반도체 기업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기관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9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내렸다. SK하이닉스 역시 기존 9만5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하향했다. 이 증권사는 두 기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6.8%, 3.2%가량 내린 것이다. 


정(Chung)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비합리적이고 과도한 설비 투자가 늘어나면서 고객사 수요가 감소해 메모리 재고가 급증했고, 지난 4분기 이후 메모리 업체들과 치킨게임이 치러졌다”면서 “단기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해가고 있어 메모리 가격과 수익성은 당초 예상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현재 반도체 업황은 다램(DRAM) 기준 평균 6주의 높은 재고수준이 유지되면서 공급 과잉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들의 서버 디램 주문 증가와 같은 뚜렷한 수요 회복 조짐 역시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하반기부터 시작될 점진적인 업황 회복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내년에 저점을 확인한 후 개선이 시작된다고 예측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업황은 계절적 수요 증가로 인한 재고 감소와 출하 증가가 나타나면서 완만한 회복세가 전망된다”며 “현재 디램과 낸드(NAND) 가격은 2년 전 수준까지 하락해 하반기부터 모바일 기기의 평균 탑재량 증가에 따른 빗그로쓰(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증가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반등, 미중 무역 협상 체결, 중국의 IT 수요 부양책 효과, 반도체 가격 급락에 따른 내장량 증가, 하반기에 집중될 IDC 투자, 계절적 수요 증가,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합리화 조치에 의한 공급 증가율 감소 등에 근거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을 점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월에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출하액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이 반등하기 시작했고 지난달에 들어서 서버 디램을 포함한 반도체 제품에 대한 주문량이 회복되고 있는 점도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노무라 증권의 정 연구원은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에 회복을 기대했다. 그는 “2020년에는 V자형 회복이 예상된다”면서 “메모리 업체들은 두 가지 옵션을 가지고있는데, 첫째 심각한 가격 인하를 피하면서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재고를 소화하는 것과 두 번째로 재고를 정리하고 시장 점유율을 보호하기 위해 수익성을 포기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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