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주광현
효산 주광현

KBS1 TV에선 매주 일요일 낮 12시 10분부터 ‘전국노래자랑’ 프로가 있다.
노래와 재치의 대결로 이어지는 이 프로를 멋지게 진행하는 방송인 송해 선생은 2019년 4월 현재 93세의 고령이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건강하시고 이에 걸맞은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하면서 고령의 나이를 뛰어 넘어 멋진 유머 감각으로 무대 앞에서 이 프로를 즐기는 군중들과 전국의 시청자들에게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 있는 우리 교포들과 외항선 및 원양어선 선원들. 그리고 국군 장병들에게까지 무대의 첫인사로 일일이 따뜻한 안부와 인사를 전하면서 유머러스한 말과 뛰어난 기량으로 맛깔스럽게 진행하는 인기 프로이다.
그러나 ‘옥에도 티가 있다’고 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있을까마는 국민의 인기 방송인 이 프로그램에서도 몇 가지 고쳤으면 하는 것이 있어 이 역시 TV방송의 역기능임을 지적한다.
첫째는 이 프로에 출연자의 나이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출연자의 나이를 보면 어린이집이나 유아원 또는 유치원 다닐 정도의 어린 나이부터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등 다양하다.
왜 나이 제한으로 이런 아이들의 출연을 막아야 하는가?
어린이들에게는 그들 나이에 어울리는 동요가 있고 중·고등학생들에겐 꿈과 희망이 넘치는 그 시기에 맞는 아름다운 가곡이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소년들은 소년답게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부를 노래는 동요이고 소년이 부를 노래는 가곡이다.
맑고 밝은 동요는 가르치지 않고 사랑 타령이나 하는 어른들의 찌들고 때 묻은 가요를 어린이나 소년들에게, “잘 한다. 잘 한다…….”하면서 꼬드기고 부추기는 것은 큰 잘못이 아니겠는가?
악곡부터 어린이가 부르기에는 음역에 맞지 않아 무리인 데다 노랫말조차 어린이로선 무슨 뜻인지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성인들이 부르는 가요를 어린이에게 시킨다는 것은 실로 잔인한 일이다.
또한 이런 어린이들이나 소년들이 출연하면 ‘인기상’이라도 뽑아 주는 심사위원들도 문제이다.
그런 심사위원들이 과연 이 나라의 지도층인가? 그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상으로 선심 쓰는 것은 뭣 때문인가? 이들이 성인들의 가요를 부르도록 부추기고 권장하겠다는 저의가 아닌가?
지난 4월 14일 일요일에 방송한 전국노래자랑에서도 인기상이 두 팀인데 인기상을 수상한 두 팀 모두 8세의 남녀 두 어린이였다. 물론 그 전에도 이런 일은 수없이 여러 번 있었다.
둘째로 이 프로의 사회를 보시는 송해 선생의 지칭과 호칭에 관한 문제이다.
이 프로에 출연하는 젊은이는 물론 심지어 대여섯 살도 안 되는 서너 살짜리 유아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자기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오빠‘나 ’형‘으로 부르라고 시킨다.
그러면 시키는 대로 한다. 물론 연예 프로이기에 장난기가 섞여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뜻이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도를 넘은 것이어서 보기에 민망하다.
나이가 90대의 어른이면 10세 이하는 그냥 보통 ’할아버지‘가 아니라 ’증조할아버지‘가 되고도 남아 ’고조할아버지뻘‘에 이르는 연세이다. 이런 나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라고 시키는 것은 도를 넘어 매우 민망한 일이다.  
셋째로 이 프로의 진행자인 송해 선생은 어린이가 출연하면 그 어린이에게 악기 연주자에게 가서 돈을 타 오라고 시킨다.
그러면 악사들은 자기에게 오는 어린이에게 지폐 한 장을 준다. 1만원이다. 출연하는 유아가 귀엽다는 뜻으로 장난삼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장난삼아 던진 돌에 다칠 수도 있다. 이는 인기 프로를 맡아 돈 잘 버는 송해 선생의 사치스런 행태이며 이 유아에겐 너무 큰돈이다. 노인이 불편한 몸으로 하루 종일 빈 박스를 주워 모아 얻는 금액과 비슷한 금액이다. 이것을 보는 그런 노인들에겐 어떤 생각이 들까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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