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분양 물량 확대 등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의 ‘4월중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위원회의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838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 달 전(2조9000억원) 수준보다 확대된 것으로 5조4000억원 늘었던 지난해 12월 이후 넉달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다만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역대 4월 수준과 비교하면 지난 2014년 4월(2조1000억원 증가)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이 급증하던 2015~2018년 4월 평균 증가규모가 5조9000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상당폭 꺾인 셈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은 예년에 비해서도 몸집을 상당폭 불렸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61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4조9000억원 증가) 이후 넉달 만에 최대치였다. 4월 기준으로도 지난 2016년 4월(4조6000억원 증가)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전세자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분양·입주와 관련된 집단대출 규모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분양물량은 1만4000호로 전월(8000호)보다 2배 가량 확대됐다. 입주물량은 1만호로 전월(1만9000호)보다는 축소됐으나 2016년 4월(5000호), 이듬해 4월(5000호)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9000억원 늘어 전월 수준(1000억원 증가) 비해서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동월 기준으로는 2016년 4월(7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적었다.

한은 관계자는 “1~3월에 비해 기타대출 증가폭이 커지긴 했으나 연초 설 상여금 유입에 따른 기저효과 등 계절적 요인이 있어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감소세를 지속하던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6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달 증가규모(2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큰 폭 축소됐으나 전월(-2조원)에 비해서는 2조6000억원 확대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월보다 1조4000억원 줄어 감소세를 이어간 반면 기타대출이 2조원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이에 전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1000억원 늘어 올들어 가장 큰 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달 증가폭(7조3000억원)에 비해서는 2조2000억원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금융위는 “전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되긴 했으나 이는 은행권 집단대출이 늘어나고 계절적 효과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올 1~4월까지 증가규모는 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수준인 20조6000억원에 비해 13조6000억원 축소되는 등 하향 안정화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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