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상실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한 조건이 있다. 이런 조건들을 제대로 갖추었을 때 상실의 아픔을 잘 극복하여 원래의 자기 모습으로 되돌아와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첫째, 인내심이다. 힘든 상실을 겪은 후에는 힘든 만큼의 회복시간이 필요하다. 결코 한두 달 안에 편안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우리 자신도 모른다. 얼마이든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보통 6개월 안에 해결되는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요한다. 사별이나 이혼 같은 큰 상실을 겪은 경우에는 보통 1년 안에 회복되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지만 2년 정도 지나면 조금씩 괜찮아지면서, 3년이 되면 완전히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애도 과정이라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 이 무거운 것이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 이런 부담 때문에 짓눌리고 지친다. 이런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내가 필요하다. 인내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폭발하여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건강이다. 크고 작은 상실을 겪은 후에는 자칫하면 건강을 잃기 쉽다. 자포자기 하는 심경으로 건강을 살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상실을 겪은 후에는 심장병, 우울증, 고혈압, 당뇨병 같은 병이 생기기 쉽다. 상실을 겪었다고 해서 누구나 이런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상실에 대한 반응에 따라 건강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셋째, 종교를 갖는 것이다. ‘신앙이 상실을 극복하는 데에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런데 어떤 신앙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서 어떤 신앙의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기독교나 불교 같은 종교의 종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신앙을 어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보이지 않지만 도와주는 힘으로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상실로 힘든 상황을 신앙으로 극복하게 해주는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신앙관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필자는 참신앙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지금 힘든 상황을 벗어나게 해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신앙을 어떤 힘든 일을 벗어나게 해주는 마법의 우산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믿음이 좋으면 나쁜 일은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세상을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일어나고 나쁜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다. 다만 믿음은 이런 상실을 겪고 난 후에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다.

신앙은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을 어떻게 이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꾸어준다. 참된 믿음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힘든 좌절과 상처를 입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신을 믿는다고 해서 모든 상실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상실은 누구에게나 닥친다. “이렇게 열심히 믿었는데 왜 이런 일을 주십니까?” 라는 생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그 상실의 의미를 깊이 세기고 본인이 성장할 수 있게 되기가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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