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간 저물가를 이끌어 온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다소 축소되면서 수준 자체는 다소 올랐지만, 채솟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집세까지 하락한 탓에 0%대 상승률이 유지되고 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2015년=100)로 1년 전 대비 0.7%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0.8% 오르며 1년 만에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이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2~11월 10개월간 0%대를 유지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고 국제유가의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2월(0.5%), 3월(0.4%), 4월(0.6%)에 비해선 다소 올랐다. 다만 5월만 놓고 보면 2015년 5월(0.6%)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0.3% 올랐다. 공업제품 가격이 오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샴푸(21.2%), 침대(13.0%), 한방약(8.1%), 우유(6.2%), 빵(5.6%) 등의 상승 폭이 컸다. 그간 정부 정책 영향에 큰 폭으로 하락하던 석유류 가격은 1.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전체 물가를 낮추는 데에 공업제품은 0.08%p 기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에 대해 15% 인하됐던 탄력세율은 이번달 6일부터 그 폭이 7%로 축소됐다. 정부는 세율을 한 번에 원상 복귀시킬 경우 발생할 시장 충격을 고려해 단계적 환원을 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2% 올랐다. 농산물이 1.2% 올랐지만, 온화한 기후에 공급이 원활했던 채소류 가격이 9.9% 하락하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무(-48.5%), 배추(-33.3%), 감자(-30.5%), 호박(-26.6%), 딸기(-9.0%), 고등어(-8.5%), 마늘(-7.8%)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채소류는 전체 소비자물가를 0.15%p 낮추는 데 기여했다. 축산물 가격은 2.6% 올랐고 수산물은 1.3% 내렸다. 돼지고기(1.4%)와 쌀(11.2%), 달걀(5.8%) 등이 올랐다.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1.3% 상승했다. 도시가스(-3.5%)와 지역난방비(0.5%)는 상승했지만, 상수도료(-0.3%)는 하락했다. 
2017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17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유지하던 서비스 물가 상승 폭은 0.8%로 떨어졌다. 지난 4월(0.9%) 1999년 12월(0.1%) 이후 처음으로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이를 유지하고 있다. 집세(-0.1%)와 공공서비스(-0.2%)가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외식비(1.9%) 등 개인서비스 상승 폭도 축소된 탓이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