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태국 현지에서 검거된 총책 A씨와 함께 압수물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북부지방경찰청】
▲ 경찰이 태국 현지에서 검거된 총책 A씨와 함께 압수물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난 2005년부터 13년 넘게 해외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불법도박과 주식·선물투자 사기를 일삼은 국제 사이버 범죄조직원 2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주식·선물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고객의 매도·매수 주문을 허위로 체결된 것처럼 속여 손실액을 빼돌린 국제 사이버 범죄조직 총책 A(54)씨 등 24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검거해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05년부터 포커와 맞고 등 웹보드 게임과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얻은 150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으로 2012년 10월 주식 및 선물투자 사기 사이트를 만들어 투자 고객들의 거래 주문을 허위로 체결된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원금에서 손실액과 수수료를 챙겨 빼돌린 혐의다.


이들은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 중 보유자산이 많지 않아 고액의 증거금을 납입할 형편이 안 될 경우 소액만 입금하면 모자란 증거금을 대출해주겠다고 유혹해 312명으로부터 431억원을 예치했다. 


이후 A씨 일당은 고객들이 예치된 투자금으로 주식이나 선물거래 주문을 넣으면 조작된 프로그램으로 실제 거래가 체결된 것처럼 속인 뒤 고객들이 매수한 주식이 실제 주식시장에서 입은 손실만큼 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고객들의 예치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초반에는 사기를 인지하지 못하도록 주가가 올라 수익이 발생했을 경우 매도 시 수익을 함께 지급했지만, 수익이 커지면 임의로 사이트에서 탈퇴시키기도 했다.


나머지 투자자들 역시 주식투자 실패로 손실을 본 것으로 알았지만, 실제로는 해당 주식이나 선물 등을 보유한 적도 없었던 셈이다.  


경찰이 파악한 범죄 계좌 거래액은 1600억원 규모지만, 현재까지 피해신고가 접수된 피해자는 312명, 431억원 정도다. 


이들에 의한 사기 피해 의심사례가 늘면서 지난 2013년에는 금융감독원이 2차례에 걸쳐 ‘신종 불법업체 주의보’ 등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으나, 교묘한 수법에 속은 투자자들의 피해는 이어졌다.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A씨 일당은 해외 곳곳에 있는 사무실 이름을 수시로 바꾸며 서로 연락을 하지 않는 등 철저한 보안을 지키고 투자자들에게 배포하는 HTS(Home Trading System)프로그램에도 악성코드를 심어 이용자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경찰로 의심되면 접속을 차단하는 등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움직였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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