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세 하락과 무상급식 등 정부 복지 정책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올해 들어 반년째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 여름 전기료 인하까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이같은 저(低)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8(2015년=100)로 1년 전 대비 0.7% 올랐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0.6%에 그쳤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0.8% 오르며 1년 만에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 이에 머무르고 있다. 2015년 2~11월 10개월 간 0%대를 유지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소비 부진 등의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서비스 물가의 상승률이 낮았던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 5~6월 내내 하락하며 기준선(2003년 1월~2018년 12월=100)을 밑돌았다. 현재의 생활 형편에 대한 생각이나 앞으로의 수입에 대한 전망 등이 모두 부진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경기 비관론이 우세해졌다는 뜻이다. 
서비스 물가는 3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집세는 지난 4월(-0.0%)부터 5월(-0.1%)에 이어 6월(-0.2%)에도 하락했다. 집세가 연달아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는 건 2005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1년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전세는 0.1% 올랐지만 월세가 0.5% 하락했다.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 정부 복지 정책의 영향도 지속됐다. 개인 서비스 중 학교급식비가 전년 동월 대비 41.4% 하락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대 고공행진을 보여오던 외식비 역시 학교급식비가 반영되면서 1.9% 오르는데 그쳤다. 공업제품으로 잡히는 남자학생복과 여자학생복 가격도 각각 -48.1%, -45.4% 내렸다. 
연초부터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던 석유류와 채소류가 각각 3.2%, 2.5% 하락했다. 유류세율 인하 폭은 지난 5월부터 15%에서 7%로 절반가량 줄었지만 정책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감세 정책이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작용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값이 각각 -5.3%, -1.7% 하락했다. 채소류 중에선 무(-28.8%), 고구마(-11.2%), 마늘(-8.4%), 참외(-5.7%) 등의 가격이 내렸지만, 하락 폭은 다소 둔화됐다. 연초 30%대 감소 폭을 보이던 양파 가격은 2.6% 내리며 하락 폭이 축소됐다.
농산물 가격은 3.2% 올랐는데 이 중 곡물 상승률이 11.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생강(105.7%), 찹쌀(21.5%), 현미(20.8%), 쌀(10.1%) 등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생강의 경우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수요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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