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5개월 연속 오르던 식량가격지수가 지난달 처음으로 꺾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를 인용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173.5포인트(p), 2002~2004년 평균=100)보다 0.3% 하락한 173.0p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년 대비해선 0.2% 상승한 수준이다.
곡물·설탕·육류 가격은 상승했고 유제품·유지류 가격은 하락했다.
5개월간 지속해서 오르던 유제품 가격지수는 전월(226.1p)보다 11.9% 크게 내린 199.2p를 기록했다. 여전히 연초 대비해선 9.4% 높은 수준이지만 수출 가용량 증대, 부진한 수입 수요 등으로 우유와 치즈, 버터 등 주요 품목 가격이 떨어지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125.5p로 전월(127.4p)보다 1.6% 내렸다. 수입 수요 감소와 함께 주요 수출국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팜유 가격이 내렸고 대두유 가격도 수출량 감소 전망으로 하락했다. 반면 해바라기씨유와 유채씨유 가격은 소폭 올랐다. 수입 수요 증가, 주요 생산국의 작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각각 반영됐다.
육류 가격지수는 전월(173.4p)보다 1.5% 상승한 176.0p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서 국내 생산이 제한된 동아시아 지역에서 강한 수입 수요가 나타나 양고기, 돼지고기, 가금육 등 가격이 상승했다. 쇠고기 가격은 수입 수요가 강세를 보였지만, 오세아니아의 수출 가용량이 늘면서 안정세를 유지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173.2p로 전월(162.3p)보다 6.7% 올랐다.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에서 옥수수 수출 가용량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옥수수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었다. 밀 가격 역시 옥수수 가격 상승 여파에 생산 불확실성이 겹쳐지면서 상승했다. 반면 쌀 가격은 4개월 연속 안정세다.
설탕 가격지수는 전월(176.0p)보다 4.2% 상승한 183.3p를 기록했다. 브라질 헤알화 강세에 따라 설탕 생산자들이 사탕수수를 설탕이 아닌 에탄올로 가공하면서 브라질산 설탕 공급에 영향을 미친 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수출량 감소 또한 기여했다.
FAO의 식량가격지수는 23개 품목에 대한 73개 국제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바탕으로 1990년부터 매월 발표돼 왔다.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나눠 작성된다.
한편 FAO는 2019~2020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을 26억8540만t으로 전망했다. 2018~2019년도 대비 1.2%(3280만t)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은 1년 전 대비 1.0%(2720만t) 증가한 27억820만t으로 내다봤다. 세계 기말 재고량은 3.2%(2720만t) 감소한 8억2810만t으로 예측했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