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실업률도 높고 구직단념자 수도 많은 등 긍정적인 지표와 부정적인 지표가 혼재돼 나타났다. 혼란스러운 고용지표를 바라보는 정부와 전문가의 평가도 엇갈렸다.
통계청이 10일 내놓은 ‘2019년 6월 고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고용률은 61.6%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1997년 6월 61.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산연령인구인 15~64세 고용률도 67.2%로 전년 동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 지표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대별 고용률을 살펴보면 60세 이상이 1.2%포인트 올라 전체 고용률 상승을 견인했다. 그중 65세 이상이 1.5%포인트, 50~64세가 0.4%포인트 상승했다. 30대 고용률은 0.5%포인트, 50대는 0.4%포인트 올랐다. 반면 ‘경제 허리’인 40대는 0.7%포인트 하락해 부진했고 청년층인 20대도 0.3%포인트 내렸다. 
6월에는 고용률뿐만 아니라 실업률도 높았다. 지난달 전체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높은 4.0%다. 매년 6월과 비교했을 때 통계 작성법을 현재와 같이 바꾼 1999년(6.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도 113만7000명으로 10만3000명(10.0%)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1999년 6월 148만9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 또한 전년 동월보다 3000명 늘어난 51만4000명을 기록했다. 구직단념자란 ‘취업을 희망했으나 노동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최근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었던 자’를 말한다. 이 지표 역시 통계청이 현재 기준으로 집계 방식을 바꾼 2014년 이래 6월 기준 최다 기록이다. 
통계청은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용률이 상승하면서 실업률이 오르는 것은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경제활동인구)이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역대 최대인 구직단념자 수와 관련해서는 “구직단념자는 현재 구직을 위한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지만 언제든 (노동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다. 이들이 (일자리를 찾으러 나가) 경제활동인구에 합류하면 그 풀(Pool)이 양질로 바뀌고 기업 입장에서도 이들을 채용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한층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영훈 기재부 정책기획과장은 6월 고용 동향 분석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상승했다. 고용률이 2개월 연속 오르는 등 고용 회복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 흐름이 공고해지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지표를 두고 한국 경제 상황이나 노동시장 여건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짚었다. 
김종욱 노동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오르는 현상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것으로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비교 대상 시점인 작년 6월 노동시장 여건이 아주 안 좋았음을 고려해 기저 효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상황은 여전히 나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6000명(-1.5%) 줄어들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7만5000명)에 이어 감소 폭이 두 번째로 컸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활동참가율이 오르는 것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 사람 수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어 긍정적”이라면서도 “고용률 상승을 청년층(20대)이나 30~40대가 아닌 60세 이상이 이끌었다는 점을 보면 당장 고용 회복 흐름세가 보인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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