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영 

 

김향화·정정화·윤희순·송수은·김귀남…. 일제강점기 여성 독립운동가 다섯명의 이야기가 해금 선율을 타고 울려퍼진다. 
국립국악원이 8월2일 서초동 우면당에서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해금 연주자 고수영의 ‘해금으로 만나는 역사 녹두꽃’을 선보인다. 다섯 명의 작곡가에게 여성 독립운동가 다섯 명의 이야기를 소재로 위촉한 작품을 해금 연주와 영상으로 펼쳐낸다.
‘이슬의 시간’(작곡 황호준)에는 수원기생조합에서 만세운동의 선두에 선 예인 김향화, ‘녹두꽃’(작곡 김승근)에는 독립운동가 정정화, ‘들풀의 노래’(작곡 김성국)에는 대한민국 최초 여성 독립의병장 윤희순의 이야기를 담았다. 
‘목포의 눈물’(작곡 이정면)에서는 목포 정명여학교 학생으로 시위에 함께한 김귀남을 기린다. 특히 작곡가 김대성이 ‘타악을 위한 반석굿’에서 자신의 진외조모(할머니의 어머니)이자 반석대한애국부인청년단 단원으로 독립운동자금을 모은던 송수은을 기억한다.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8월 ‘금요공감’의 하나다. 주제는 ‘뜨거운 여름, 시원한 국악’이다. 국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자리다. 
9일 ‘흙, 바람, 나무’는 한국음악·서양음악·미술·무용·미디어 등 여러 예술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공연이다. 한국 타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소리퍼커션’의 공연이다. 
16일 ‘더뉴바로크 컴퍼니’의 장유진, 최현정은 정가 가객 김나리와 함께 ‘가려진 얼굴을 찾아서, 그녀다움’을 펼친다. 17세기 영국이 낳은 바로크음악 작곡가 헨리 퍼셀(1659~1695)의 탄생 360주년을 기념한다. 
서양의 궁정가면극(masque)을 모티브로 삼았다. 바로크 음악과 정가의 공통분모를 찾아 삶과 여성, 예술가로서의 ‘그녀다움’을 동서양과 시대를 넘어 그려낸다.
23일 박지혜의 ‘만나다: 엔카운터(encounter)’에서도 국악과 서양음악이 만난다. 무속적 소재를 클래식 음악으로 연주하는가 하면, 신윤복의 풍속화 ‘상춘야흥’을 창작춤으로 표현한다. 서양악기 반주로 선보이는 판소리, 강강술래와 연희를 응용한 무대도 마련된다. 
마지막으로 30일 ‘별(別)나고 신(伸)명나는 별신악(樂)’은 복잡하고 즉흥성이 강한 장단이 특징인 조종훈의 동해안별신굿과 한국의 장단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한 호주의 드러머 사이먼 바커의 균형과 조화를 볼 수 있다. 동해안별신굿의 무가(巫歌) 선율에 재즈의 즉흥성과 화성을 접목한다. 
국립국악원은 휴가 시즌을 맞아 ‘금요공감’ 관련 ‘워라밸 할인’, ‘회식공감’ 이벤트도 마련한다.
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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