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불매운동 방식이 날로 정교화되면서 국내 식품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단순히 일본상품을 사지 않고 팔지 않는 ‘노노재팬’에 그치지 않고 미량의 일본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까지 찾아 불매 리스트에 올려 공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일본산 식재료’관련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7월5일 올라온 ‘우리 삶 깊숙히 들어와 있는 일본산 식재료들’이라는 청원에는 현재 1만4876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일본산 식재료를 표기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식품별 원산지 및 식재료 원산지 검색이 가능한 사이트(식품안전나라) 주소를 게시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유산균, 커피, 분유, 카레, 소스, 아이스크림 등 식품 전반에 일본산 재료가 쓰이고 있다. 이 청원인은 해당 기업명을 열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반산 식재료는 향료, 녹차 농축액, 콜라겐 소시지 케이싱, 알루미늄캔, 자당지방산에스테르 등 다양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적극 해명에 나선 기업도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에 후쿠시마산 미강추출물이 사용된다는 소문에 “미강 추출물은 후쿠시마산이 아니며 함량도 0.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쌀로별에 쓰이는 쌀이 일본산이라는 소문이 돌자 홈페이지에 중국산이라고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현재 각종 SNS와 카페 등을 통해 일본산 원재료를 사용한 기업들 리스트가 돌면서 업데이트되고 있다.  
업체들은 여론 악화를 우려해 억울함을 호소하지도 못하고 속을 태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은 혹여 불똥이 튈까 자사품 중에 단 0.01%라도 일본산 원재료가 들어간 제품이 있는지 ‘현미경 검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산 향료가 많이 쓰이는데 함량은 전체 0.01~3%대에도 못미치지만 일본 제품으로 오해를 사니 대체 재료를 찾아보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상품에 쓰이는 향료는 대부분이 일본이나 중국산이란 점이다. 일본산을 중국산으로 대체하면 기존 맛을 구현하기 어렵고, 중국산이 갖는 저품질 이미지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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