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치인 32만대 판매기록을 세운 일본 완성차 브랜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일본산 불매운동은 토요타·혼다·닛산 등의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약진했던 일본차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캐딜락·푸조·랜드로버·미니·포드 등 일부 수입차들의 중저가 모델과 현대·기아·쌍용·르노삼성·쉐보레 등 국산차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신차 비교 견적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지난 1~15일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유효견적(견적 후 구매상담까지 이어진 경우) 건수는 1374건으로, 직전 동기간(6월15일~30일·2341건)에 비해 41% 감소했다. 대신 캐딜락과 푸조, 랜드로버 등 수입차의 유효견적 건수는 크게 늘었다.

캐딜락 유효견적건수는 지난달 대비 136% 증가한 227건을 나타냈다. 겟차는 “프로모션 내용에 큰 변동이 없는 중형 SUV XT5에 대한 견적 건수가 두 배 이상 수직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일본산 중형 프리미엄 SUV로 가려던 수요가 캐딜락으로 옮겨 갔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XT5는 렉서스 RX의 대체 차종으로 꼽히는 모델이다.

랜드로버와 포드가 각각 44%, 28% 늘어났는데 이는 디스커버리 스포츠, 익스플로러의 견적 건수 증가가 주된 이유였다. 이 두 모델은 렉서스 NX, RX 그리고 닛산 QX60의 대체 모델로 거론된다.

미니와 푸조에서도 의미 있는 수치가 나타났다. 두 브랜드의 대표 SUV라 할 수 있는 컨트리맨과 3008에 대한 상담 요청이 늘어나며 지난달 대비 견적 건수는 각각 30%, 45% 상승했다. 미니 컨트리맨은 렉서스 소형 SUV UX, 여기에 더해 푸조 3008은 닛산 컴팩트 SUV 엑스트레일에 대응하는 모델이다.

국산차 역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 유효견적 건수는 지난달 대비 44% 증가했고, 쌍용차는 26%, 기아차는 25%, 르노삼성은 19%, 쉐보레는 13% 각각 증가세를 나타냈다.

겟차는 현대차 유효견적 증가에 대해 “중형SUV 싼타페의 공이 가장 컸다”며 “출고 적체를 겪는 대형SUV 팰리세이드 견적 건수의 경우, 6월과 7월 같은 기간에 거의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싼타페의 견적 증가는 기존 일본 SUV를 염두에 두던 수요가 옮겨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토요타 라브4, 혼다 CR-V 차종을 현대 싼타페가 대체한 셈”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이달에 지난달보다 25% 늘어난 견적 건수를 보였다. K7이 주된 원인으로 준대형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렉서스 ES와 포지션이 같다. 여기에 신형 모델 출시 이슈가 겹치면서 더 이상 일본차에 관심을 지속하기 어려운 고객이 보다 저렴한 국산 신형 모델로 눈길을 돌린 결과라 볼 수 있다.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겟차 정유철 대표는 “국산차 그리고 중저가 수입차가 일본차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일본 브랜드를 대체하는 브랜드는 하나같이 유효 구매 상담 건수가 증가했다는 점이 이번 일본차 불매운동의 화력을 실감케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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