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들의 자동차 구매가 크게 줄면서 올 상반기 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4.3% 감소했다. 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동력차 판매가 늘고 경유차와 수입차는 판매가 줄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31일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 상반기 세그먼트별·연료별·국적별 수요 변화가 어느 때보다 컸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는 88만9588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4.3% 줄었다. 자동차 내수는 2015년 이후 연간 182~185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 증대, 레저 지향의 라이프스타일, 자동차화재 사건 등으로 차형과 사용연료, 주력 구매층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 30~40대 자동차 구매 13.7% 감소…역대 최저치

기존의 주력 구매층이던 30~40대의 신차 구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13.7%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대 신차 구매대수는 11만20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했고 40대 신차구매대수는 13만6543대로, 10.6% 줄었다.

20대 이하(4만8199대)는 15.5%, 50대(14만3542대)는 1.8% 신차 구매가 각각 감소했다.

20대, 30대, 40대, 50대의 신차구매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60대 이상의 신차구매는 유일하게 증가했다. 60대 이상 신차구매는 8만233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

협회는 “취업난, 경기부진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감소, 공유차 증가 등 자동차 이용방식의 다양화와 40대 이하 인구의 점진적 감소로 가장 활발한 구매층이었던 30~40대의 자동차 구매가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유 차량이 포함된 법인구매 비중은 올 상반기에 최대치(28.3%)를 기록했다.

 

◇ SUV·전기차↑…경유차·수입차↓

SUV와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형 및 대형 SUV 모델 출시로 소비자 선택폭이 확대되면서 금년 상반기 SUV 판매는 4.3% 증가하며, 승용차에서의 비중도 44.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기동력차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호조,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로 전기동력차 판매는 년 상반기 28.6% 증가하며 점유율 7.9%를 기록,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EU와 미국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유차와 수입차는 올 상반기 판매가 저조했다.

올 상반기 경유차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다. 경유차 판매비중도 2015년 52.5%에서 금년 상반기 39.5%로 떨어지면서 다시 휘발유 차량(45.4%)이 1위를 차지했다.

미세먼지의 사회적 이슈화, 배출가스시험방법(WLTP) 강화, 수입차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올 상반기 신규판매대수는 12만26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1% 감소했다.

유럽계 브랜드의 판매가 29.6% 급감했지만 일본계 브랜드는 오히려 10.8% 증가하면서 유럽계 판매 부진의 반사 이익을 일본계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계 브랜드는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 2만3850대 판매되며,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계 차량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19.5%로 높아졌다.

수입국 기준으로는 중국산 차량이 올 상반기 1066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128.8% 급증했다. 중국 전기버스 이외에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볼보 세단(S90)이 본격적으로 수입, 판매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산 수입차도 2.1% 증가한 1만5413대가 판매돼 수입국 기준으로는 독일,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은 “최근 자동차 소비자 선호의 변화는 국내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추세”라며 “완성차업계는 선호변화에 맞춰 기민한 제품개발에 나서고 생산시스템을 갖춰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러한 생산시스템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부품의 적기 수급을 통해서만 가능하나, 최근 미·중 통상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완성차업계와 IT업계와의 협력, 고부가가치 스타트업 육성 등 국내에 안정적 산업생태계를 발전시켜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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