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40대가 되고 난 후의 마음은 사람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허전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현실에서의 40대는 안정감과 거리가 멀다. 아직도 결정된 것이 하나 없는 불안함 삶이다. 게다가 책임은 몇 배나 늘어나 있다. 부모에 대한 책임, 자식에 대한 책임으로 숨이 막혀온다.
우리 사회의 40대는 외롭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지인이 없어 속상한 일이 닥쳐도 ‘그냥 속으로 삭이고 말지’, ‘어차피 내 말을 들어줄 사람도 없는데’ 하고 체념한다.
그렇게 부정하며 사는 사이에 오랫동안 억압받아 온 감정들이 무뎌질 대로 무뎌졌다.
이제는 더 이상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조차 알 수 없다.
가까운 사람들과 진심을 나누는 방법은 잊은 지 오래다. 우리 모두가 아프지만 그중에서도 이 시대의 가장들, 40대들이 누구보다 가장 많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40대들은 자신들을 들어낼 그들만의 공간이 없다.
그렇다면 집은 어떤가?
아쉽게도 집은 아내의 공간이다.
곳곳에 아내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물론 방은 있지만 아이들에게 하나씩 내어주고 나면 40대 남자들의 공간은 없다.
나만의 멋있는 서재를 꾸며 보겠다고 하지만 바쁜 직장인에게는 사치처럼 들린다.
40대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머릿속이 복잡해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혼자 있고 싶은데 그럴 공간이 없다. 
내가 지치고 힘들 때 찾아들었던 조그마한 방,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아무 말 없이 내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를 안아주는 그런 공간 말이다.
마음 편하게 자기 자신을 위로할 수 없는 우리 시대 40대들에게는 그런 공간이 어디에 위치하든 반드시 필요하다.
나만의 공간을 만든다고 해서 거창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옆과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앞으로만 숨차게 달려가고 있는 힘든 일상에서 잠시 도피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작은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현재의 나를 바로 알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도피가 필요하다.
새로운 출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잠시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세상의 소리도, 남들의 시선도 없는 그곳, 나만의 공간에서 지친 마음을 어루만진다.
성급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쉼 없이 뛰다가 지쳐 주저앉는 것보다는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할 공간과 시간을 갖는 것이 내 삶을 가꾸어 가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인 조그마한 방을 자유의 공간으로 활용해본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 자신에 대해서 후회하지는 않는지?’, ‘고민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지?’ 등 40대에 갖기 쉬운 의문에 대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마음도 있지만 어느 덧 40대가 되면 변화가 두려워 이제까지 살아온 마음의 습관을 좀처럼 바꾸려고 하지 않으려는 고집이 생긴다.
따라서 나만의 공간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나 자신의 마음을 수시로 살펴보고 깨달은 바를 지속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40대가 되면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책임감 때문에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할 수 없고, 아파도 아픈 티조차 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 타인과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시급한 것은 자기 자신과의 소통이다.
자신과의 소통에는 40대까지 살아온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삶을 후회 없이 살아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자기성찰을 의미한다. 성찰을 통해서 마음을 다잡는다.
나만의 공간에 들어가서 자신과 소통할 때 금기사항이 있다.
첫째, 무작정 나를 폄하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둘째, 자신을 남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셋째, 책임을 부정하면 안 된다.
넷째, 자기 자신에게 실천하기 힘든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나만의 공간에서 자신과 대화를 할 때에는 폄하, 비교, 책임 부정 그리고 강요나 협박 등을 내려놓아야 한다.
나만의 공간에서 대화는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우선적으로 나와의 만남을 강조한다. 부인도, 아이도, 직장의 상사도 아니다. 가식이 없는 진솔한 나를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나만의 공간은 나에게 믿을 만한 안식처가 되어 나를 보호해 줄 것이다.
또한 과도한 각성과 경계를 잠시 접어두고 내일을 위한 힘을 충전하며 지혜를 얻어가는 곳이다.
성장은 곧 나를 자각하고 성찰함으로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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