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경기 부천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한전에서 추진하고 있는 ‘갈산 Energy Center(E/C, 변전소)~신광명 Energy Center 지중송전선로 건설사업’이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이미 전력구에 154kV 지중 송전선로가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345kV 지중 송전선로를 설치하다면 전자파 발생량이 증가할 것을 우려해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

기존에 공중에 지나가는 송전탑 및 송전선로에서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지중화를 요구하는 민원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지만 땅 밑으로 지나가는 송전선로에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공사를 반대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공중에 지나가는 선로의 경우 전선이 외부에 노출돼 있지만 땅 밑으로 지나가는 선로는 전선 자체가 외부에 노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공중에 지나가는 선로에 대해서만 이격거리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자파 기준은 833mG(밀리가우스)로 유럽연합(EU) 1,000mG, 일본 2,000mG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자파 기준이 엄격한다. 이에 따라 한전 또한 국내 기준에 맞추어 송전선로 건설 시 전자파 발생량을 엄격하게 관리해 건설하고 있다.

지중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은 영선초등학교, 삼산2동에서 전자파 발생량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부터 약 2개월에 걸쳐 인제대학교에서 진행한 영선초 전자파 조사용역 결과 교육시설 내부 전자파 측정량은 평균 1mG 이하, 24시간 노출량 조사에서는 학교 내부에서 평균 0.26±0.15mG, 외부에서는 평균 0.63±1.69mG의 수치 확인을 통해 전력선이 학교 일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함을 확인했다.

또한 지난 2018년 12월 국립환경과학원에선 지중선로 경과지 주변 굴포천 산책로 및 인접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지중선로 상부에서 4.0~4.5mG, 맨홀 상부에서 29.8mG~37.2mG, 아파트 내부에서는 최대 15.7mG의 전자파 발생량을 확인했다.

이 수치는 최대 발생량으로 평균 발생량은 이보다 더 낮으며 우리나라에서 정하고 있는 전자파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 속 전자기기에서도 전자파는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헤어드라이기의 경우 전자파 발생량은 37.91mG이다.

이렇듯 현재 영선초, 삼산2동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수치는 최대 발생량 수치를 놓고 볼 때도 국내 기준에 비해 극히 미미하며 실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수치보다도 낮을 뿐 아니라 WHO(세계보건기구)의 연구결과에서도 전자파 노출이 각종 질병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기존 전력구가 아니라 약 30m 지하에 터널을 시공해 지중 송전선로를 설치하라는 요구를 계속하며 반대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일부 주민들의 과도한 반대로 건설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향후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지금도 전기를 잘 쓰고 있는데 왜 추가로 송전선로를 건설하는지 의문을 제기하지만 부평지역의 날로 증가하는 전력수요로 인해 한전은 갈산동에 갈산 E/C를 건설해 신광명 E/C를 통해 부평지역에 전기를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공사가 지연돼 적기에 지중 송전선로 건설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순간적으로 전기를 공급하지 못해 2011년 대규모 정전 사태와 같은 일이 또 한 번 발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전은 “안전한 생활 속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일부 주민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나 이제는 주민들의 요구가 적절한 수준인지 과도하지는 않은지 주민들 스스로 돌아봐 주기를 바란다”며 “또한 이러한 반대로 인해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아야 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계속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같이 생각해 조속히 전자파 민원이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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