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12월
이오장

보낸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우냐
12월은 가장 행복한 달
비우고 비워도 채워야하는 욕망 속에서
전부를 꺼내 보내는 일은
봄날 햇볕보다 벅차다
신록의 옷을 벗어버리고
새봄을 기다리는 겨울나무의 기다림과
앞서가다 먼저 부서지는 것을 보면서도
멈추지 않고 따라가는 파도의 성급함에서
정해져버린 길을 가늠하지만
산다는 것은 언제나
깃털 뽑힌 새꽁지 붙잡기다
잊혀져 비울수록 가벼지는 것이 아니라도
어차피 붙들지 못하는 시간
훤히보이는 한 장 남은 달력이
멈춰새운 바람을 타는 모습
1년의 춤사위가 별빛을 가른다
보내면서 맞이해야 하는 어지럼 속에서
마지막으로 넘기는 달력의 문턱을 보며
살아있다는 행복을 온몸에 감는다

 

이오장 시인은 ‘믿음의 문학’으로 등단해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부천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부천시민이다.사회상과 정치상황에 대한 촌철살인의 주옥같은 글을 기고해오고 있다.

 

 

 

 

부천=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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