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있는 한국의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실직했거나 주부들보다 우울할 확률이 48~6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든 가운데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25일 질병관리본부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린 '50대 이상 한국인에서 직업이 우울증상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 인구집단의 우울증 유병률은 남성이 2.6%, 여성이 4.6%였다.

연구는 2017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 남성 5만7448명, 여성 7만4681명 등 13만212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가운데 경도·고도 우울증상을 보인 사람은 남성이 1542명, 여성이 3474명이었다.

특히 직업활동 여부를 기준으로 직업이 있는 사람과 주부나 무직자의 우울증 유병률을 비교했을 때 직업 활동에 따른 차이가 확인됐다.

직업활동을 하지 않는 50대 이상의 우울증 유병률은 남성과 여성이 6.0%와 6.3%로 직업이 있는 남녀 1.2%와 2.3%보다 2.7~5배 높았다.

연구진은 연령, 교육수준, 수입, 주관적 건강상태 등을 보정해 직업이 우울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그 결과 무직자가 우울할 확률을 100%라고 가정했을 때 직업활동을 하는 남성은 35%(95% 신뢰구간 0.29~0.43), 여성은 52%(95% 신뢰구간 0.46~0.59)의 확률로 우울증상을 보였다. 즉, 직업활동이 남성은 65%, 여성은 48% 우울 위험을 낮췄다는 얘기다.

한국 사회는 2017년부터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선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접어들었다.

연구를 진행한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은 "적절한 직업 활동 등 활동적 노화(active ageing)를 통해 우울증의 질병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리나라 노년층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50대 이상의 연령군이 기존의 직업 활동을 지속하거나 새로운 사회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보면 연령대별로 남녀 모두 70세 이상군에서 우울증 유병률이 4.2%와 8.1%로 가장 높았다. 월 가구 수입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 유병률이 남성과 여성이 각각 8.0%와 9.7%에 달했다. 1인가구도 남녀 모두 6.9%와 7.6% 유병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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