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관세를 체납하면 출국 금지 조치에 처해지고, 과세 대상이 아니었던 수제 맥주 키트도 법적으로 ‘주류’의 범위에 포함된다.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세법 개정안 수정안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지난 8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법 개정안에는 담겨있지 않던 내용이다.
관세법 수정안에 따르면 관세청장은 5000만원 이상의 관세를 체납한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대해 법무부 장관에 출국 금지(정지)를 즉시 요청해야 한다. 현재까지 관세 체납자에 대한 출국 금지는 국세징수법 제7조의 4에 근거해 이뤄져 왔는데, 관세법에 대상자, 절차 등을 보다 명확히 규정하기 위한 조치다. 이 때 법무부 장관은 관세청장에게 출국 금지 여부를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통보해야 한다.
또 ▲체납자가 체납액을 전부 또는 일부 납부해 체납 관세가 5000만원을 밑도는 경우 ▲체납자 재산의 압류, 담보 제공 등으로 출국 금지 사유가 해소된 경우 ▲관세징수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등에는 출국 금지 해제를 요청해야 한다. 이는 내년 4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밖에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개발되는 다양한 제품들의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주류’의 범위를 늘린다. 당초 주세법상 주류에는 주정과 알코올분 1도 이상의 음료만을 포함했었다. 내년 1월1일부터는 단순 조작만으로 주류가 될 수 있는 ‘주류제조 키트’까지 이 범위에 포함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서 규정할 예정이다.
더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가업상속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후 관리 요건을 완화한다. 기재부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통해 가업 경영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낮추고 정규직 근로자의 인원수를 매년 기준 인원의 80% 이상 유지해야 하는 기존 요건에 더해 ‘총급여액’ 유지 기준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정규직 비율이 줄더라도 사후 관리 기간인 7년간 매년 총급여액이 급여액(상속 당시 총급여액)의 80% 이상, 사후 관리 기간 평균 급여액이 100% 이상을 유지하면 고용 유지 의무를 충족한 것으로 봐 기업 부담을 완화한 셈이다. 개정 상속·증여세법 시행 전 공제분에도 이 내용이 내년부터 적용된다.
보석의 원석과 나석에 대한 관세를 면제한다. 관세법 제93조에 따라 면세 적용을 받는 ‘특정 물품’에 이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보석의 세원을 양성화하고 보석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내년 4월1일 이후 수입 신고하는 물품부터 적용된다.
부모와 자식이 동거하는 주택에 적용되는 상속세 공제율은 주택가격의 80%에서 100%로 상향한다. 부모 봉향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공제 한도 역시 5억원에서 6억원으로 넓힌다. 내년 1월1일 이후 상속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악의적 고액·상습 체납자의 경우 감치 요건이 되는 기준 금액을 기존 1억원(체납액 합계)에서 2억원으로 인상한다.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조치는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토록 한 것이다.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세금을 체납한 자는 30일의 범위에서 유치장 등에 감치된다.
2022년부터 공익법인에 대해 도입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 제도’와 관련해선 지정 주기를 법률로 규정했다. 개정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은 4년간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임한 후 2년간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하는 자를 지정해야 한다. 기재부 장관은 지정권을 국세청장에 위탁할 수 있다. 2022년 1월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분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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