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내 이어져 온 광장의 분열과 혐오가 2020년 들어서도 당분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일 전문가들은 “총선 전까지 광장은 극렬하게 대립할 것”,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 등의 예상을 내놨다. 
광장에서의 극렬 대립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그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와 함께 시작됐다.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가 지난해 9월1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조 전 장관 지지 및 검찰개혁 집회를 처음 열었고 이에 보수진영이 개천절인 10월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조 전 장관 구속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한해가 다 갈 수록 이같은 구도가 계속된 것이다.  
특히 시민들이 단순 대립으로 끝나지 않고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 혐오성 발언을 이어왔다.  
보수진영 인사들은 연단에 올라 ‘문재인 총살 및 사형’, ‘문재인이 노무현을 죽였다’ 등의 발언을 했고 원색적인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10월3일 개천절 집회에서는 보수진영인 범국민투쟁운동본부(범투본) 회원 46명이 청와대 방면 진입을 시도하던 중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이를 이끄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집시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오는 2일 영장심사를 앞두고 있다.
박래군 인권사람재단 대표는 광화문 광장의 상황에 대해 “보수 집회 참가자로 보이는 이들의 욕설은 일상이고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아이들 잘 죽었다’는 식의 발언마저 있었다”고 전했다.  
진보진영이라고 마냥 자유롭지는 않다. 촛불집회에서도 논란이 되는 발언이 나왔다. 지난해 12월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주최한 ‘제15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소리꾼 백금렬씨는 욕설과 비슷한 발음의 ‘시벌로마(施罰勞馬)’라는 구호를 참석자들에게 외치게 해 논란을 빚었다. 
백씨는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벌을 준다는 의미”라며 자신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외치면 시민들이 ‘시벌로마’를 외치게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장면이 올해에도 계속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분열의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해 총선까지는 광장이 극렬한 대치 상태로 갈 수 있다”고 봤다. 
윤 교수는 “보수 진영이 과격한 언사와 행동을 하는 이유는 내 생각과 다른 타인에게 내 목소리를 크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며 “시민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총선 전까지는 대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억압된 이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구 교수는 두 광장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이유로 ‘힘의 정치’를 꼽았다.
그는 “정부가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소수파를 포용하고 있지 않다”면서 “정부가 변하지 않으면 갈등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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