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가 높으면 머리가 좋다고 알려져있다. 또 대다수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인간의 두뇌와 신체, 행동 관계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인문·과학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톰슨은 세상의 변화에 맞춰 지능의 의미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능이 높다고 업무를 잘 한다거나 효율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이를 자신의 책 제목인 ‘지능의 함정’이라고 명명한다. 오히려 똑똑함과 능력 때문에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애플의 공동 설립자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나 NBA 소속 마이애미 히트의 2010-2011년 시즌을 든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 의사 충고를 무시하고 엉터리 치유법으로 암을 이기려다 죽음을 재촉했고, 마이애미 히트는 당시 이른바 에이스 선수들이 넘쳐났음에도 최하위에 기록됐다. 
저자는 실제 심리학과 신경과학계의 최신 연구 결과, 지능과 합리성의 상관관계가 반드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지능이 관건은 ‘좋은 머리를 제대로 사용하느냐’라고 강조한다.
문제제기 뿐 아니라 분석 및 해결책도 제시한다.
지능이 높다는 인식 아래 스스로 몇 가지 우(愚)를 범하게 되는데, 애초 자기가 정한 목적과 맞을 경우에만 두뇌를 가동하거나(의도한 추론) 타인의 허점은 발견하면서 자기 논리의 편견과 오류는 외면하게(편향 맹점) 된다.
또 객관적 근거를 무시하거나 자기 논리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배치해 비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고(합리성 장애), 자기 전문성을 확신해 타인의 관점은 무시할 권리가 있다고(교조주의) 생각한다.
이러한 실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문제들을 합리적,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현실적 능력 ‘증거 기반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자기 생각과 느낌 등 감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해 감정에 의한 판단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한 ‘감정 나침반’, 쟁점의 장단점을 구분해 나열한 다음 중요도가 같은 장점과 단점을 목록ㅈ에서 지운 뒤 최종적으로 남은 항목의 내용을 근거로 판단하는 ‘심리 대수학’, 쟁점을 어린아이에게 설명한다고 상상하고 제3자의 시점에서 관찰해보는 ‘소크라테스 효과’ 등이 증거 기반 지혜에 포함된다.
기존의 유사 도서들이 실수와 오류의 원인 분석에 그쳤다면 ‘지능의 함정’은 새로운 개념 도입과 해결책이 포함됐다는 게 특징이다. 432쪽, 김영사, 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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