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외국인지원본부 앞 광장에 중국인 수십여명이 모여 장기와 카드게임을 하고 있다.
▲ 28일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외국인지원본부 앞 광장에 중국인 수십여명이 모여 장기와 카드게임을 하고 있다.

 

“우린 한국에만 있어서 (우한 폐렴) 걱정안해요. 괜찮아요.”

28일 오후 1시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거리 앞.

전국에서 중국인 등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이 곳에서 만난 주민 대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걱정이 크지 않았다.

점심을 먹기 위해 거리로 몰려 나온 주민들 대부분은 마스크 조차 착용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들은 행인 10명 중 1~2명 꼴이었다.

거리 곳곳에는 상인들과 많은 행인들로 북적였지만, 사람들간 접촉에는 거리낌이 없어 보였다.

주민 장쮜옌(52.여)씨는 “뉴스에서 중국 우한 폐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나를 비롯해 우리 주변사람들은 최근 중국을 다녀온 적이 없기 때문에 병에 걸릴 일이 없다”며 “설 연휴가 끝나고 난 첫 날이기 때문에 할 일이 많아 평소와 다르지 않게 밖을 나왔다”고 말했다.

인근 안산시외국인지원본부 앞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외국인지원본부 앞 광장에는 중국인과 조선족 성인 남성 90여명이 한 대 모여 장기와 카드게임에 여념이 없었다.

중국어로 큰 소리를 내며 다투는 모습도 목격 됐지만, 마스크를 쓴 이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외국인지원본부를 찾는 다른 국적의 외국인들과 내국인 등은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부분 두꺼운 마스크를 쓴 채 민원 업무를 보고 있었다.

스리랑카 출신의 한 주민은 “밖에 수십명의 중국인들이 크게 떠들며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아무래도 중국을 왔다갔다 하는 이들이 주변에 많을텐데, 저들은 아무렇지 않게 마스크도 안쓰고 지내는 모습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외국인지원본부와 원곡보건지소, 인근 원곡동주민자치센터 내 직원들 역시 마스크를 쓴 채 민원 업무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 모두 의심환자 발생 대비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원곡보건지소의 경우 이날부터 정기 치과 진료를 중단하고, 치과진료실을 ‘우한 방문자 진료 대기소’로 전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었다.

원곡보건지소 관계자는 “오늘 오전 우한 폐렴과 관련한 문의전화만 50여통이 왔는데, 대부분 중국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회사를 출근해도 되느냐 등의 문의였다”며 “우선 가이드라인에 맞춰 안내 중이지만, 혹시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해 온 직원들이 만전의 준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곳에서 9km 떨어진 안산갈대습지공원도 비상이었다.

철새 등 야생동물이 많이 오가는 지역인 탓에, 방역 작업과 관광객들과의 접촉 등을 경계 중이었다.

안산환경재단 관계자는 “이번 우한 폐렴이 야생동물 거래 시장에서 발원이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보니, 이 곳 역시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며 “지금 시즌이 야생동물이 가장 많이 오가는 시기이다보니 특별히 신경써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안산시는 이날 오전 시청 상황실에서 고려대 안산병원 등 관내 의료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대비를 위한 긴급회의를 열고 관내 대형 의료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선제적인 대응 조치를 논의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안산시는 공항과 가깝고 많은 중국인 거주하는 특성이 있어 중국에서 시작된 감염병에 특히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산 =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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