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제3지대 중도 통합에서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은 필수적 요소”라며 호남 기반 정당들과의 통합 논의를 가속화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르면 이번주 내 통합 발표 가능성도 시사했다.


당내 거센 퇴진 압박에 내몰린 손 대표가 위기 모면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탈당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 정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제3지대 중도 통합은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등 기존 정당들과의 통합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지만 중도 실용을 추구하는 이들 정당과의 통합은 필수적 요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좀 더 속도를 내서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주 내 발표도) 가능하면 생각하고 있다. 상당히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선 통합 후 사퇴’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그는 “제3지대 정당 통합과 새로운 미래 세대와의 통합이 끝나면 제 역할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며 “내일이라도 당이 통합되면 당 대표를 안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내 구성원들의 사퇴 요구에 궁지에 내몰린 손 대표가 ‘제3지대 통합’으로 출구 모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의원들의 줄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손학규계 인사 이찬열 의원이 전날 탈당하며 원내 교섭단체(20석) 지위가 무너진 데 이어 이날도 당권파로 분류됐던 김성식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오는 6일에는 호남계 중 처음으로 김관영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공식화한다. 현 상태의 바른미래당 안에서 총선을 치르기 역부족이란 판단이다.
게다가 당초 안철수 전 의원의 복귀와 청년 정치세력들과의 연대를 기반으로 당의 ‘혁신’을 우선 이룬다는 게 당 구상이었으나, 안 전 의원이 탈당하고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서 청년 세력들도 연대 논의에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열·김성식·김관영 의원 등의 탈당으로 의석 17석의 비교섭단체 정당으로 쪼그라들었지만, 대안신당(7석) 및 민주평화당(4석)과 손잡으면 다시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고 남은 호남계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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