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라미란(45)은 영화 ‘정직한 후보’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 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다. 


라미란은 “원작에서 상황만 가져왔을 뿐이다. 우리 영화는 원작과 많이 다르다”고 소개했다. “내가 코미디 장르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것은 편견이다. 사실 누군가를 웃게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이다. 코미디언들을 보면 정말 피가 말리는 듯한 느낌이다. 내가 누군가를 그냥 웃겨야 한다면 못할 것 같다. 대본이 있으니까 연기하는 것이다”여성 감독이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원작은 남자 대통령 후보였다. 장 감독은 라미란을 캐스팅하고, 성별을 바꿨다. 연기적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여성 서사, 여성감독 연출작인 것에 대한 부담감이나 걱정은 없다. 공격 아닌 공격을 받을 때도 있는데, 나에게 힘을 써줘서 감사한 마음이다. 다만 좀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린 사람이 많더라. 서로를 인정하고 중용을 지키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극도로 혐오하거나 몰아붙이면 서로 살아가기가 힘들다”


라미란의 배역은 거짓말을 잃어버린 정직한 후보 ‘주상숙’이다. 자신의 배역에 대해 “거짓말을 못하면 곤란한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해석했다. 실제 나는 정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며, 정치영화로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캐릭터를 위해 참고한 정치인도 없다. 


라미란은 “영화에서 ‘특정 집단이나 사람과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자막이 들어갈 때도 있는데, 우리 영화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감독이 자료조사를 많이 했고, 밀착취재를 했다. 취재의 결과물이 시나리오에 모두 담겼다. 그래서 누군가를 롤모델로 하지 않았다. 주상숙처럼 거짓말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거짓이나 꾸밈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연기 톤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했다. 사람들마다 웃는 지점이나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그런 것을 조율하는 과정이 치열했다. 그래서 현장이 즐겁기도 했지만 힘들었다. 감독은 영화를 수도 없이 봤겠지만, 나는 딱 두 번 봤다. 블라인드 시사회와 언론 시사회때 봤는데 그 두 번의 느낌이 다르다. 편집도 많이 안 바뀌었고 거의 비슷한데, 또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윤경호(40)에 관해서는 “재미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평했다. “부끄러움도 많고 소심한 면도 있었다. 함께 연기해서 좋았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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